K-1, '패자에 대한 예의'는 어디로?
OSEN 기자
발행 2008.01.01 08: 36

패자에 대한 예의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지난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K-1 다이너마이트와 야렌노카에 참가한 최홍만 최용수 김영현 정부경이 전부 패배의 아픔을 당했다. 또 추성훈도 졌다. 그러나 패배 자체만 해도 쓰라린데 일부 선수의 경우, 지고 나서 또 한 번 승자인 일본 선수들에 의해 '난도질'을 당하는 두겹의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최용수를 3라운드 51초만에 TKO승으로 압도한 마사토는 "펀치로 쓰러뜨리고 싶었다. (심판이) 더 일찍 경기를 중단시켰어야 했다. 최용수의 펀치는 충격이 없었다"라고 언급, 복싱 세계챔피언 출신인 최용수를 배려하지 않았다. 반면 첫 패배를 당한 최용수는 "초반까지만 해도 하이킥 외엔 데미지를 받지 않았다. 견딜 수 있는 강도였지만 역부족이었다"라고 완패를 인정했다. 이보다 더 심했던 일본인 파이터는 추성훈을 쓰러뜨린 미사키였다. 그는 KO 패배 직후, 안면에 피를 흘리면서도 축하해주러 온 추성훈을 밀쳐냈고, 심지어 추성훈을 붙잡고 "어린이와 격투 팬들을 기만했다"라며 설교까지 늘어놓았다. 지난해 추성훈-사쿠라바전의 '크림 사건'을 들춰내며 자신이 대리 복수를 해냈다는 자아도취였다. 그러나 일본팬들 사이에서 가뜩이나 비호감으로 낙인찍힌 추성훈은 패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미사키에 의해 두 번 죽은 셈이 됐다. 이어 미사키는 "일본인은 강하다"라고 소리를 질러대는 등, 은근히 한국계인 추성훈을 폄하하는 민족차별성 발언까지 했다. 또 "유도 만세"란 추성훈 특유의 코멘트를 훔쳐 써 수준 이하의 오만한 매너로 일관했다. 또한 경기 자체에서도 미사키는 이미 쓰러진 추성훈을 향해 살인적 발길질을 해댔는데 이는 엄연한 룰 위반이었다. 그러나 대회 주최 측의 일본인 인사는 "추성훈이 앞으론 반성하는 마음으로 싸워줬으면 좋겠다"라고 촌평, 추성훈을 가해자처럼 몰아갔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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