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바랐던 1%의 가능성도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뇌출혈로 링에서 쓰러진 ‘비운의 복서’ 최요삼(34, 숭민체)의 병세는 더 이상 호전되지 않고 있다. 2008년 새해가 밝은 1일 오전에도 최요삼은 여전히 서울 아산병원 서관 3층 중환자실에 의식불명인 채로 병실에 누워있다. 이미 최요삼은 구랍 29일 순천향병원으로부터 1차 뇌사 판정을 받았다. 마지막 희망을 안고 찾은 서울 아산병원. 당초 최요삼은 1일 새벽녘 약 12시간에 걸친 최종 검사에 들어가려 했지만 순천향병원측서 투입한 혈압안정제와 신경안정제가 모두 체내에서 빠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2일 오전부터 최종 검진이 시작될 예정. 뇌사 최종 판정은 오는 4일경 이뤄질 전망이다. 아산병원은 하루 정도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최요삼 보호자측에 전했다. 그러나 상황은 아주 좋지 않다. 온 국민이 바라는 단 1%의 기적이 일어나더라도 최요삼은 남은 평생 기계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소생 가능성이 희박하단 얘기다. 순천향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한줄기 희망을 걸고 시도한 한방치료도, 기치료도 모두 차도가 없었다. 이제 아산병원의 최종 검진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최요삼의 친동생이자 매니저인 최경호 HO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는 “답은 이미 뻔한데 자꾸 형에게 고통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눈시울을 붉힌다. 최악의 결정에도 이미 최요삼측은 각오를 했다. 장기기증도 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최근 공개된 형 일기장에 나온대로 ‘남을 돕고 살고 싶다’는 뜻에 따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얼마전 공개된 최요삼의 일기장에선 ‘남을 돕고 살고 싶다’ ‘매를 맞는 게 두렵다’ ‘피냄새가 싫다’는 내용이 나와 온 국민의 마음을 적셨다. 다만 최요삼의 장기 일부가 벌써 손상되고 있다는 게 걱정이다. 아산병원측은 최요삼측의 바람대로 최종 검진과 함께 장기가 더 이상 부패되지 않도록 약물 투여도 병행키로 했다. 장례식도 이미 준비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KBC(한국권투위원회) 권투인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1일 새벽까지 최요삼 가족들이 모여 이 절차에 대해 논의를 나눴다. 최 대표는 “기적이라는 단어에 다시 한번 희망을 걸고 싶다”면서도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아온 형을 위해서라도 마지막 가는 길을 편하게 해줄 생각”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