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대망의 2008년 무자년(戊子年) ‘쥐의 해’가 밝았다. 쥐는 다산과 다복의 상징이다. 또 쉴새없이 움직이는 근면함과 영리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프로야구계에도 쥐처럼 쉴새없이 움직이는 부지런한 선수들이 많다. 올해 쥐띠해를 맞아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는 프로야구 쥐띠 선수들을 살펴본다. ▲ 84년생 쥐띠 향후 프로야구를 짊어지고 나갈 1984년생 쥐띠 선수들 중에서는 고영민(두산)이 가장 두드러진다. 고영민의 플레이는 그의 이름과 쥐처럼 매우 영민하다. ‘2익수’라는 새로운 포지션을 창조한 고영민은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뛰어난 수비를 펼친다. 넓은 수비범위는 쥐와 같은 민첩함과 빠른 상황판단능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지난 2년간 무서울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한 고영민에게 2008년은 풀타임 주전 3년차가 되는 해다. 1년차가 이름을 알리고 2년차가 주전을 굳히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한 팀을 대표하는 선수뿐만 아니라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쥐띠 선수로 거듭나야 할 시점이다. 두산의 옆집 LG에는 팀의 미래를 책임질 쥐띠 선수들이 많다. 이성렬·박경수·박용근이 그렇다. 특히 이성렬과 박경수는 김재박 감독이 팀의 미래로 점찍은 선수들이다. 이성렬은 올해부터 포수 포지션을 포기하고 외야수로 전업, 타격에 조금 더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김재박 감독은 이성렬을 팀을 이끌어갈 차세대 거포로 기대하고 있다. 박경수 역시 LG와 함께 반드시 커야 할 선수다. 내야 전포지션을 커버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도 좋지만 이미 LG에는 이종렬이라는 베테랑이 있다. 박경수는 붙박이 주전 내야수가 되어야 한다. 지난해 신인으로 가능성을 보인 내야수 박용근도 2년차이자 쥐띠 해를 맡아 도약을 꿈꾼다. 한화와 KIA에도 84년생 젊은 쥐띠들이 많다. 한화에는 안영명·윤규진·김태완이 쥐띠 선수들이다. 안영명과 윤규진은 구대성이 빠질 2008시즌 전반기 동안 한화의 뒷문을 지켜야하는 막중한 부담이 있다. 김태완 역시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를 떼야 한다. KIA에도 전병두·오준형·고우석 등 84년생 젊은 투수들이 확실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전병두는 다니엘 리오스가 일본으로 떠난 만큼 마음의 부담을 덜고 기량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나주환(SK)·지석훈(현대)·노경은(두산) 등도 84년생 쥐띠들이다. ▲ 72년생 쥐띠 72년생 쥐띠 선수들은 ‘92학번’으로 대표되는 73년생 스타들에게 가려진 측면이 없지 않았다. 내로라하는 1년 후배들은 쥐띠 선배들을 주변인으로 만드는가 싶었다. 하지만 72년생 쥐띠 선수들은 프로라는 무대에서 최대한 오래 살아남고 있다. 반짝하는 스포트라이트보다 오래도록 은은하게 빛나는 꾸준함의 힘이다. 그렇다고 노장이라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지 않는다. 오히려 노장이라는 사명감으로 젊은 후배들 못지않은 실적을 올리며 귀감이 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정민철(한화)과 박경완(SK)이다. 정민철은 지난해 15살이나 어린 류현진과 함께 선발 원투펀치를 형성해 한화를 이끌었다. 무려 10년 만에 2점대(2.90) 방어율을 회복하는 등 회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박경완도 당당히 도루저지율 1위(0.376)에 오르는 등 녹슬지 않은 어깨와 변함없는 인사이드워크 능력으로 7년 만에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걸사마’ 김재걸(삼성)도 실질적인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며 삼성의 활력소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외 박현승(롯데)·문동환(한화)·김원형(SK)·박석진(LG)·전상렬(두산)·심재학·최경환(KIA) 등도 72년생 ‘현역 쥐띠’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쥐띠 선수들도 있다. 진필중·조경환·위재영은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으며 선수생활의 갈림길에 선 쥐띠 선수들이다. 진필중은 지난 몇 년간 몸값에 비해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고, 조경환과 위재영은 방출 이후 부활이라는 인간승리의 시나오리를 쓰는가 싶었으나 다시 한 번 방출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복을 상징하는 쥐띠해를 맞아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 1972·84년생 현역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쥐띠 선수들 외에도 사령탑 중에서는 KIA 조범현 감독이 60년생으로 유일한 쥐띠다. 올해 호랑이군단의 명가재건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조 감독에게는 다복을 상징하는 쥐의 해가 반갑기만 하다. 실제로 이미 조 감독에게는 서재응이라는 복이 주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