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의료진의 최종 판정만이 남아있다. 뇌출혈로 쓰러진 ‘비운의 복서’ 최요삼(34, 숭민체)에게 1%의 가능성도 희박해지고 있다. 의식을 잃고 병실로 옮겨진지 벌써 8일째. 자신이 WBO 인터콘티넨탈 챔프 타이틀을 지켰는지 여부도 모른 채 누워있는 최요삼 본인에게나 가족들에게나 기다림은 고통일 뿐이다. 최종 검진을 위해 구랍 31일 서울 아산병원으로 옮겨진 최요삼의 마지막 뇌사 판정은 오는 4일이나 5일쯤 이뤄질 전망이다. 순천향병원에서 이미 1차 판정(29일)이 나왔다. 이미 최요삼측은 장기기증 문제와 장례절차에 대한 논의를 어느 정도 마친 상태. 하지만 일각에서 계속 제기되는 한가지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광진구 구민체육센터에서 열린 헤리 아몰과 챔피언전. 이날 경기서 쓰러진 최요삼은 어떤 영문인지 상당한 거리인 한남동 순천향병원까지 옮겨졌다. 구급차에서도 실랑이가 있었다. 체육센터 인근에 위치한 아산병원과 건국대병원으로 가자는 최요삼 지인들 의사를 무시한 채 구급차는 그대로 한남동을 향해 달렸다. 여기에 주차장에서의 지연문제, 이송 과정서 구급차안 의사의 미숙한 응급처치까지 겹치며 사태는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순천향병원측은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최요삼의 친동생이자 매니저 최경호 HO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는 “솔직히 그냥 묻어두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결벽증이란 오해를 살 정도로 매사 주변 정리를 깔끔하게 했던 최요삼의 마지막 모습과 명예를 혹여 더럽히진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최요삼의 일기장이 보관돼 있던 자택은 그의 성격대로 깨끗이 정리된 상태였고, 한때 수천만원이 넘는 거액을 사기당해 모두 잃었으나 최요삼은 그냥 잊고 넘어갔단다. 최 대표는 “순천향병원도 최선의 치료를 했다. 의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누군가에 의해 밝혀지겠지만 내가 스스로 나서 문제를 만들고 확대시키진 않겠다”고 말한다. 마지막 한줄기 희망조차 꺼지는 상황에서 최 대표는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어떤 병원이든 환자의 생명이 최우선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줬으면 한다”며 “앞으로 복싱계에서 동일한 사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yoshike3@osen.co.kr 최요삼이 입원중인 서울 아산병원 중환자실 입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