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의 노코멘트가 서글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지난달 31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야렌노카 대회에서 KO패를 당한 추성훈(32)의 부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는 '코뼈가 골절됐고, 왼쪽 무릎 내측 인대까지 손상됐다'라고 보도했다. 추성훈은 당일 일본인 격투가 미사키 가즈오(31)와 대결 도중 일명 '사커킥'에 치명타를 맞았다. 그러나 당시 펀치에 맞고 쓰러졌던 추성훈은 양 무릎과 손을 지면에 댄 일명 '4점 포지션'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회 규정상 이 자세에서 사커킥은 규칙 위반이다. 주최 측은 "비디오 정밀 판독을 실시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공의 적' 추성훈이 무참하게 무너진 승부를 무효화시킬지는 의문스럽다. 더군다나 피해자인 추성훈 측은 판정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패배 직후 추성훈은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병원으로 향했다는 전언이다. 이 패배 직후 추성훈은 미사키와 1만 7128명의 절대다수 일본 관중 앞에서 '인민재판'까지 당했다. 일본의 격투 영웅 사쿠라바전에서 터진 '크림사건'에 대한 보복이었다. 오죽했으면 일각에선 '미사키전마저 이겼으면 추성훈의 격투 인생은 끝났을 것'이란 추측까지 돌았다. 거의 마녀사냥을 연상케 할 만큼 추성훈은 공적으로 취급받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추성훈은 당연한 권리인 판정에 대한 이의 제기마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코뼈가 부러지고 인대가 손상된 만신창이 상태로 미사키의 오만무례한 '훈계'까지 들어야 했던 것이다. 그러고도 추성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침묵이 더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