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의 새 수목 드라마 시장에 장르 전쟁이 붙는다. 소위 ‘먹힌다’는 장르는 수목드라마 시장에 죄다 진출해 저마다 경쟁력을 자랑한다. 수목 드라마 시장을 뜨겁게 달굴 세 미니시리즈는 MBC TV ‘뉴하트’와 KBS 2TV ‘쾌도 홍길동’, 그리고 SBS TV의 ‘불한당’이다. 제각기 ‘전문직 드라마’ ‘사극’ ‘멜로 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을 갖고 시청자들을 유혹한다. ‘뉴하트’는 지난 해 ‘하얀거탑’과 ‘외과의사 봉달희’로 재미를 본 의학 드라마의 맥을 잇고 있다. 잘 만들어진 전문직 드라마는 통한다는 흐름대로 가장 먼저 수목드라마 시장을 선점하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제 겨우 5회가 방송됐을 뿐이지만 벌써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가장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놓았다. ‘쾌도 홍길동’과 ‘불한당’은 ‘뉴하트’의 아성을 공략하는 후발 주자로 2일부터 나선다. 나란히 첫 회를 방송하며 시청자의 눈도장을 기다린다. ‘쾌도 홍길동’은 일단은 형식이 사극이다. ‘코믹 퓨전’이라는 복잡한 수식어가 붙기는 하지만 어쨌든 보여지는 형식은 사극이다. 기존의 ‘홍길동전’과는 차별화된 인간적이고 코믹한 홍길동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높였다. 이미 흥행작가로 자리를 굳힌 홍미란-홍정은 자매가 극본을 맡고 강지환 성유리 장근석 등이 출연해 기대감이 충만하다. 장혁 이다해가 주연을 맡은 ‘불한당’은 멜로 드라마의 형식을 띠고 있다. ‘고맙습니다’로 재기에 성공한 장혁이 역시 색깔 강한 캐릭터를 맡아 그 느낌이 강하다. 여기에 ‘불량주부’ ‘불량가족’을 만든 유인식 PD의 고집이 가미돼 용도 폐기 위기의 정통 멜로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세 드라마에 장르적 구분만을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많은 부분이 ‘퓨전’화 되어 있기 때문에 장르적 전형을 보여준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뉴하트’는 지난 주 방송에서 멜로적 요소를 강하게 풍긴 이지훈의 등장으로 ‘전문직’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내비쳤고 ‘쾌도 홍길동’은 대놓고 코믹 퓨전이다. 단지 사극의 형식만 빌렸을 가능성이 크다. ‘불한당’도 정통 멜로와는 거리가 멀 듯하다. ‘불한당’ 장혁의 인간 만들기라는 휴먼 드라마적 색채가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드라마의 격돌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 형식이 갖고 있는 대표성 때문이다. 이들 드라마는 지난 해 드라마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았던 세 분야, 즉 전문직, 사극, 휴먼 멜로의 장르적 특성을 앞세우고 있다. 장르 자체가 곧 경쟁력이 될 수는 없지만 어쨌던 좋은 하드웨어는 갖췄다는 데서 기대가 된다. 남은 몫은 하드웨어를 요리할 작가와 연기자, 연출자에게 돌아갈 일이지만 말이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