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왜 또 싱글맘인가
OSEN 기자
발행 2008.01.02 13: 56

왜 또 싱글맘일까. SBS TV 새 수목드라마 ‘불한당’에 또 싱글맘이 등장한다. 여주인공 이다해(24)가 갓 스물에 결혼해 아이까지 있는 상태에서 남편을 사고로 잃는 진달래로 나온다. 최근 드라마에서 싱글맘 여주인공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SBS TV 금요드라마 ‘날아오르다’에서 여주인공 왕빛나가 그랬고 ‘아들 찾아 삼만리’에서 소유진이 그렇다. 지난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고맙습니다’에서도 엄밀한 의미의 싱글맘은 아니지만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영신, 공효진 분)가 등장했다. 하물며 스스로 ‘미스맘’이 되기 위해 애를 쓰는 여주인공(신은경)의 이야기를 다룬 ‘불량커플’도 있었다. 싱글맘 여주인공은 요사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좋은 강점이 있다. 30, 40대 주부는 물론 20대 후반, 30대 초반 독신 여성까지 시청자로 끌어 들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설정이다. 주부시청자들의 채널 파워가 강해지면서 이들을 특별히 배려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불한당’의 진달래가 싱글맘인 이유는 뭘까. 연출자인 유인식 PD는 “‘흥행코드’는 아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불한당’은 불한당 같은 인생을 살아가던 오준(장혁 분)이 순수한 진달래를 만남으로써 억눌려 있던 순수를 되찾아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유 PD는 “싱글맘이라는 조건 때문에 오히려 섭외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나이 어린 여배우에게 엄마 역은 사실 상당한 부담이다. 배우들로서는 이미지 고착이 염려스럽기도 하지만 말로서는 설명이 안 되는 ‘모성 연기’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진달래가 싱글맘인 이유는 뭘까. 유인식 PD는 “일단은 오준이 엄마 없이 자란 젊은이라는 배경이 있다. 오준이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상대는 모성을 지닌 인물이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기본 구도는 그렇다. 스토리가 진행된 이후에는 오준의 오기를 건드릴 걸림돌이 필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싱글맘은 훌륭한 설정이 된다. 타고난 바람둥이인 오준이 마음 먹고 접근한 대상 중에 넘어 오지 않은 여인이 없었다. 하지만 싱글맘 진달래는 다르다. 아이가 있고 시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모시고 사는 상황에서 제 사랑을 찾아 마음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결국 ‘불한당’에서의 싱글맘은 좀더 복잡한 심리 형성을 위한 장치인 셈이다. 유인식 PD는 “우리 드라마에서 그리는 사랑은 결코 잘 포장된 예쁜 그것이 아니다. 매우 현실적인 사랑이고 상당히 어려운 사랑이다”고 설명했다. 흥행코드가 아닌 ‘불한당’에서의 싱글맘,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100c@osen.co.kr 장혁과 이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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