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삼 뇌사, 침체된 한국 복싱의 '상징적 사건'
OSEN 기자
발행 2008.01.02 14: 11

결국 모두가 바라지 않던 소식을 접하게 됐다. 2일 최요삼(35, 숭민체)의 뇌사 판정은 그의 쾌유를 바라던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여기에 노장 복서의 뇌사 판정은 현재 한국 복싱이 처한 위기 상황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어 더욱 씁쓸하게 다가오고 있다. 사실 한국 복싱의 과거는 화려했다. 한국은 1970~80년대 김태식, 홍수환, 유명우, 장정구 등 무수한 챔피언을 배출해내며 복싱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선수들의 실력만큼 복싱은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독재 정권에 고통받던 국민들에게 복싱은 최고의 희열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국민들은 4전 5기 끝에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외친 홍수환을 보면서 마치 자기 아들이 챔피언을 딴 것처럼 기뻐했다. '소나기 펀치'로 유명한 유명우가 이오카 히로키에게 판정패했을 때 국민들은 자신의 일인양 슬퍼했다. 이렇듯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복싱은 국민들의 생활과 맞닿아 있었다. 이랬던 복싱이 90년대 후반 들어 쇠퇴했다. 야구, 축구, 농구 등이 발전하고 90년대 중반 이후 K-1, UFC, 프라이드 등 새로운 격투기가 등장하면서 복싱은 경쟁력을 잃어갔다. 여기에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해 새로운 후진 양성을 게을리했던 복싱계의 책임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챔피언의 명맥이 끊어졌고 최용수, 지인진 등도 이종 격투기로 건너가는 등 스타 선수들마저 잃어갔다. 경쟁 종목에 밀리고 내부 경쟁력을 잃어가는 모습에서 한국 복싱은 그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침체된 한국 복싱을 되살리기 위해 다시 복싱의 길에 들어섰던 최요삼. 그의 최종 뇌사 판정은 한국 복싱 중흥을 위한 순교로 기억될 것이다. bbadagun@osen.co.kr 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홍수환 씨(왼쪽)가 2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조민 숭민체육관장과 최요삼의 뇌사 판정과 관련 안타까워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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