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환, "순천향병원 측 늑장 대응 용서할 수 없어"
OSEN 기자
발행 2008.01.02 14: 27

"순천향병원 측의 늑장 대응을 그대로 묵인할 수 없습니다". 왕년의 세계 챔피언 홍수환 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최요삼(35)이 최초 입원, 치료를 받았던 순천향병원 측의 늑장 대응에 강경 대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2일 낮 12시 45분 최요삼은 입원 중인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최종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에 따른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뇌사판정위원회의 결론은 이미 내려졌으며 장기기증 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아산병원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장기기증과 관련한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병원을 찾아 최요삼 측 가족들을 위로한 홍수환 씨는 "이번 사건은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될 만한 엄청난 일"이라며 "세계 복싱계가 다시 한 번 안전 문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씨는 "광진구민체육관에서 순천향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늑장 대응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링 닥터의 어리석은 판단과 주차 문제로 인한 구급차 이송이 겹치며 안타까운 일을 겪게 됐다"고 언성을 높였다.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광진구민체육센터 특설링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복서 헤리 아몰과 WBO 인터콘티넨탈 챔피언전에서 최요삼은 타이틀을 지킨 뒤 링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결국 뇌출혈로 인한 뇌사 판정을 받게 됐다. 홍 씨가 지적한 부분은 링 닥터의 고집으로 사건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한남동 순천향병원까지 옮겨졌다는 점과 이송 과정에서 지연 문제다. 홍 씨는 "인근 건국대병원이나 서울 삼성의료원에 찾아갔다면 좀 더 빨리 치료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 아니냐"면서 "순천향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치료가 지연되는 사태를 빚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순천향병원 측은 최요삼 측이 주장하는 늑장 대응은 없었으며 주차장 상태로 인해 구급차가 빠져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뿐 자신들의 병원으로 옮겨진 까닭은 한국권투위원회(KBC)의 지정병원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씨는 "선수가 링 코너에서 의식을 잃자마자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면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었을 게 아니냐"며 "정중한 사과조차 한 번 안하는 순천향병원 측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최요삼의 매니저이자 친동생인 최경호 HO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는 지난 1일 "특별히 순천향병원 측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다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언제나 최우선시돼야 하는 게 바로 환자의 생명이라는 점"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yoshike3@osen.co.kr 홍수환(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등 복싱인들이 최요삼의 병실 주변에 모여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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