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출신 연기자 성유리(27)에게는 늘 따라붙는 꼬리표 하나가 있다. “성유리, 연기는 좀 늘었나?”하는 물음표다. 그룹 핑클로 연예계에 데뷔해 연기자의 길을 선택한 이후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대중의 질문이다. 성유리의 전작들로 드라마 ‘천년지애’(SBS), ‘황태자의 첫사랑’(MBC), ‘어느 멋진 날’(MBC), ‘눈의 여왕’(KBS) 등이 있다. 성유리의 프로필에 그녀가 주연으로 나선 드라마의 목록이 계속 추가되고 있지만 그녀의 연기력에 있어서 대중의 반응은 늘 회의적이었다. 성유리가 지난해 1월 종영한 ‘눈의 여왕’ 이후에 선택한 작품이 KBS 2TV 수목드라마 ‘쾌도 홍길동’(홍정은 홍미란 극본, 이정섭 연출)이다. 성유리는 양반가의 외동딸이지만 자신의 신분을 모른 채 남장을 하고 약을 팔며 떠돌아다니는 왈패 허이녹 역을 맡았다. 2일 첫 방송을 한 ‘쾌도 홍길동’에서 성유리의 변신이 눈에 띈다. 그 동안 성유리가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순정만화 속 주인공처럼 남성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했다면 ‘쾌도 홍길동’의 성유리는 정반대다. 성유리는 코믹 만화 속 캐릭터의 느낌 그대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고뭉치. 하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소년 같은 허이녹을 신선하게 그려냈다. 성유리에게 있어 일단 연기 변신에는 성공한 셈이다. 코믹한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야 한다는 압박에 자칫 지나치게 가볍고 과장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 배우 강지환이 잡아주는 무게감과 조화된다. 허이녹으로 분한 성유리는 동그랗고 큰 눈에 귀엽고 깜찍한 표정은 일품이지만 왈패다운 천연덕스러움과 자연스러움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성유리씨 연기 많이 늘었다. 처음에는 제 마음이 불안했었는데 불안감이 가시고 진짜 만화책 같고 웃겼다” “소년 같으면서도 예쁘고 귀여웠다.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성유리 연기 변신을 한 것 같다. 너무 망가져서 웃음이 절로 나온다” “성유리의 코믹하고 개그적인 행동, 연기 많이 늘었다”는 호평이 많았다. 하지만 “연기경력이 몇 년인데 아직도 대사처리나 표정 연기가 그 모양인가. 연기한지 5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국어책을 읽고 있다. 자연스럽지 못하고 동선 연결, 시선처리가 다 엉망이다” “연기를 오버하면서 자연스럽지가 않고 고등학교 연극 동아리에서 보는 것 같이 일단 무조건 오버 연기를 해서 보기가 거북스럽다”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제 1회가 방송된 만큼 앞으로 성유리의 연기가 어떻게 진화할지 궁금해진다. TNS미디어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성유리 강지환 주연의 ‘쾌도 홍길동’은 2일 16.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