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클락 효과'를 볼 수 있을까.
한화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외국인 좌타자 덕 클락(32)를 영입했다. 지난해 최고의 용병타자로 꼽혔던 제이콥 크루즈를 과감히 포기하고 데려왔다. 기존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보존하고 수비력과 기동력 보강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는 지난해 3할2푼1리. 22홈런, 85타점을 기록했다. 외형적인 성적표를 보면 용병타자 가운데 최고의 활약도이다. 한화가 재계약을 포기한 것이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한화 공격진의 구조적인 모순과 맞닿아 있다.
크루즈는 수비력과 발이 문제였다. 특히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수비 범위가 좁다. 수비뿐만 아니라 발이 느리기 때문에 활발한 주루플레이는 기대할 수 없었다. 홈런으로 메워주었지만 부상으로 공백이 생기고 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 재계약을 포기했다.
더욱이 크루즈가 수비를 못하는 바람에 한화의 공격은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지명타자 이도형, 또다른 미완의 대기 김태완이 사실상 벤치를 지키는 악영향을 미쳤다. 만일 크루즈가 잔류한다면 올해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에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클락은 어떤 선수일까. 그는 발빠른 중거리형 타자이다. 마이너리그 10년 통산 97홈런과 189도루를 기록했다. 통산타율도 2할8푼9리로 안정적인 타격을 해주고 있다. 좁은 대전구장이나 청주구장을 감안하면 20홈런 이상 때릴 수 있는 장거리형으로 변신할 수 있다. 한화는 크루즈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근접할 수 있는 파괴력을 기대하고 있다.
클락은 주전 중견수로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 도중 지명타자로 돌아선 크루즈와 달리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풀타임 중견수로 기대받고 있다. 우익수는 고동진이 자리잡고 좌익수는 연경흠 이영우 등이 경쟁하는 구도가 된다. 클락이 중견수로 자리잡는다면 이도형과 김태완 등이 타선에 포진할 수 있다.
아울러 클락은 발이 빠르기 때문에 활발한 주루플레이가 가능하다. 취약했던 기동력 야구를 어느 정도 보강할 수 있다. 지난해 한화는 팀도루가 불과 48개로 꼴찌였다. 도루왕에 오른 LG 이대형의 53개보다도 적었다. 경쟁자들인 SK 두산 LG 삼성 등이 발빠른 야구를 구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김인식 감독은 한화 특유의 강력한 타선을 강화하고 수비력과 기동력까지 보강하기 위해 클락을 영입했다. 물론 성공하기 위해서는 클락의 활약이 전제되어야 한다. 부진하다면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된다. 과연 한화의 '클락 효과'가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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