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한국영화가 무자년 새해를 맞아 대 반격에 나서고 있다. 1월에 개봉한 한국영화만도 10편. 그 면면을 살펴보면 몇몇 영화에서 한국 남자배우와 여자배우, 성대결의 양상을 보이는 게 특히 눈에 띈다. 1일 개봉한 ‘기다리다 미쳐’는 남자들의 전유물인 군대를 소재로 네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영화. 남자배우로는 장근석 데니안 김산호 우승민이, 여자배우로는 손태영 장희진 유인영 한여름이 캐스팅돼 커플 연기를 펼쳤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처음으로 스크린 연기에 도전한 데니안과 우승민, 그리고 허물을 벗은 장희진이다. 10일 개봉하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여자들만의 영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명승부를 벌인 여자 핸드볼 팀을 소재로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핸드볼 선수에 버금가는 실력을 마련하기 위한 문소리 김정은 김지영 조은지 등 여배우들의 투혼이 눈에 띈다. 같은 날 개봉하는 ‘무방비도시’는 ‘하얀 거탑’으로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명민과 청순함을 벗어던진 손예진의 파격적인 변신이 기대된다. 김명민은 장군 조폭 의사에 이어 광역수사대 형사로 변신했고, 손예진은 소매치기 조직의 리더로 치명적인 유혹의 팜므파탈을 연기한다. 17일 개봉하는 ‘뜨거운 것이 좋아’는 10대, 20대, 40대 여인의 삶을 담은 여성 영화. 이미숙 김민희 안소희가 주연을 맡아 각기 다른 나이의 여성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 또 이날 첫 주연으로 발돋움한 탁재훈의 ‘어린왕자’가 개봉한다. 코믹한 모습이 아닌 진지한 남자로 변신한 탁재훈의 연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31일에는 무려 5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연기파 배우 황정민과 오랜만에 한국영화에 출연한 전지현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서 호흡을 맞췄고, 신현준과 허준호는 귀휴(복역중인 죄수에게 주어지는 특별휴가)를 소재로 한 ‘마지막 선물’에서 연기 대결을 펼친다. 류승범은 ‘라듸오 데이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코믹연기를 발산하고, 신하균과 변희봉은 ‘더 게임’에서 신-구 연기대결, 박용우와 이보영은 ‘원스 어폰 어 타임’에서 3000캐럿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새해 개봉하는 많은 한국영화들은 지난해 부진을 씻어내고 다시 한국영화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싶어한다. 그 신호탄을 쏘는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