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최대 경쟁국인 호주 전력을 요리할 수도 있게 됐다. 김경문(두산) 감독이 이끄는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은 오는 3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최종예선을 통해 8년 만의 본선 티켓 획득을 노린다. 규정상 참가 8개국 중 3등 안에 드는 팀에게 베이징행이 허락된다. 한국이 벌써부터 상대국 전력 탐색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최종예선 경쟁상대인 호주의 주력 선수들이 잇달아 한국 무대에 진출, 망외의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무대에 진출한 호주 선수들의 최종예선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져 대표팀으로서는 고무적인 것이다. 최근 한화는 호주 대표팀 주력 투수인 좌완 브래드 토마스를 영입했다. 토마슨는 1997년 호주대표팀에 선발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7년 야구월드컵 등 비교적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자랑한다. 또한 메이저리그 3년과 마이너리그 11년을 포함해 미국에서만 무려 14시즌을 보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미네소타 자체 유망주 1위에 올랐으며 2000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5번째로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로도 선정됐다. 지난해 11월 열린 야구월드컵에서도 시속 140km대 중후반의 힘있는 공을 뿌렸다. 한국과의 5·6위 결정전에서 6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탈삼진 1개 포함 무실점으로 막았다. KIA에 입단한 나지완이 삼진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최종예선에는 한화의 출전 허락을 받아야만 호주 대표로 출전할 수 있다. 한화의 손에 호주 대표팀의 운명이 달려 있는 것이다. 또 토마스 외에 LG 우완 용병 투수인 옥스프링도 호주 대표 선발이 유력한 후보이지만 역시 LG의 허락을 득해야만 호주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처지이다. 호주로서는 적지에 2명의 대표 선수를 보내놓은 셈이다. 게다가 호주는 일본 무대에서 뛰고 있는 대표급 선수들도 최종예선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니혼햄의 마무리인 일본-호주 혼혈 투수 마이클 나카무라는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다. 나카무라는 일본 대표를 희망하고 있다. 여기다 호주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격이 애드리안 번사이드가 요미우리에 입단했다. 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A 포틀랜드에서 뛰었던 번사이드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멤버이고, 지난 11월 일본 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도 '좌타자 킬러'로서 2이닝을 완벽히 막아내 눈도장을 찍었다. 좌타자가 주력을 이룰 한국팀으로선 경계 대상 한 명이 자동적으로 제거되는 셈이다. 이밖에 한신 좌완 셋업맨 제프 윌리엄스는 미국 메이저리그 '미첼 리포트'에 연루되어 있어 국제경기 출장이 어려워 보인다. 호주는 대부분의 대표선수들이 미국, 일본과 한국 무대에 진출, 최종예선에 나설 전력이 예상 외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호주는 한국을 비롯해 홈팀인 대만, 멕시코, 캐나다 등과 함께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는 후보로 꼽히고 있다. 호주는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서 한국을 꺾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선 일본을 격파하는 등 이변을 일으켜 온 복병이었다. 그러나 3월 최종예선에 호주의 주력인 해외파 차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한국이 반사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2월 20일께 소집돼 곧바로 대만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대만에서 적응훈련을 가진 뒤 7일부터 시작되는 최종예선전에 나설 계획이다. sun@osen.co.kr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한국-호주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