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천일야화', 왕가위 영화기법 선보여
OSEN 기자
발행 2008.01.04 17: 49

왕가위 감독의 영화 기법을 브라운관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4일 밤 12시 방송되는 OCN TV무비 ‘천일야화’ 5회에서는 왕가위 감독의 주 촬영기법 중 하나인 ‘스텝 프린팅’ 방식을 적용한 독특한 영상을 선보인다. ‘스텝 프린팅’은 느리게 움직이는 전경과 빠르게 움직이는 배경을 하나의 화면 속에 모순적으로 담아내는 영화기법으로 ‘중경상림’ ‘타락천사’ 등에서 왕가위 감독이 활용해 큰 화제를 모았다. 5회 ‘란제리 모놀로그’편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묘향(이은미 분)이 매일 집으로 배달되는 란제리를 입어보며 환상에 빠지게 되는 내용을 그린다. 불안하고 외로운 주인공의 심리가 역동적인 화면의 움직임과 감각적인 영상으로 한층 돋보이게 될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전언. 연출을 맡은 김정구 감독은 “신비로운 분위기와 독특한 영상과 결합되어 몽환적인 판타지 느낌이 더욱 잘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사 없이 독백을 통해서 극을 이끌어가는 독특한 방식을 선보여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다. 주인공들의 만남과 헤어짐, 오해 등 모든 극의 내용들이 주인공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서 전개된다. 실제로 촬영장에서는 배우들이 아무 말 없이 연기를 해야 하는 탓에 무척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상대 배우의 호흡에 맞춰 반응해야 하는 탓에 상당한 집중력과 인내심이 필요했다는 것. 외로움에 지친 주인공 묘향 역을 맡은 이은미는 “촬영 시에 말을 거의 하지 않아 촬영이 끝나고 나니 목이 잠길 정도였다”면서 “처음에는 상대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는데 어려웠지만 배역에 최대한 몰입해 묘향의 심리를 이해하려 노력해 보다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y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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