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요하라의 '분노', "왜 추성훈을 방치했는가"
OSEN 기자
발행 2008.01.05 15: 57

"내가 세컨드였다면 그런 훈계를 듣지 않게 끌고 내려갔을 것이다". 일본 프로야구의 스타이자 K-1 파이터 추성훈의 친구로 유명한 기요하라 가즈히로(40·오릭스)가 지난해 12월 31일 사이타마서 벌어졌던 야렌노카 대회 추성훈 대 미사키전의 '추태'에 대해 공개 석상에서 통한스런 감정을 드러냈다. 기요하라는 지난 4일 하와이로 개인 재활 훈련을 떠나기 직전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등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분명히 추성훈은 (일본인의 격투 영웅 사쿠라바와 경기서 빚어진 크림 사건에 대해) 벌을 받았다. 그런데 왜 관중들에게 야유를 받아야 했는가. 내 마음에 스위치가 켜지는 기분이었다"라고 언급, 일본에서 약자인 추성훈 편은 극소수라는 위험을 무릅쓰고 친구를 엄호했다. 이어 기요하라는 "추성훈이 상대(미사키)의 반칙(사커킥)에 의해 졌다는 사실을 어제(3일) 알았다. 그 순간 내 마음은 완전한 투쟁 모드가 됐다"라고 언급, 아픔을 투지로 전환시켰다. 특히 기요하라는 가장 꼴불견 추태로 기억되는 경기 직후 미사키의 '설교'에 대해선 "내가 세컨드로 있었다면 (추성훈을 그대로 두지 않고) 끌고 내려갔을 것이다. (차라리) 사쿠라바가 추성훈에게 그랬다면 이해라도 갔을 것이다"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왜 '크림 사건'의 직접적 피해자도 아닌 미사키의 소영웅주의를 그 자리의 일본인 모두가 방관내지는 동조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핵심을 찌른 것이다. 추성훈이 '인격 살인'에 버금가는 패배를 당하자 기요하라는 오전 3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새해 첫 날을 맞았다고 했다. 그리고 링 바로 뒤 관중석에서 친구의 아픔을 목격하며 야구 인생의 새로운 동기를 발견했다고 했다. 하와이에서 기요하라는 수술받은 왼무릎의 재활을 확인한 뒤 2월부터 시작되는 오릭스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왕년의 최고타자가 친구 추성훈의 눈물을 씻어주는 재기를 2008시즌 이뤄낼지 주목된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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