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스, 과연 '청문회'에 나타날까
OSEN 기자
발행 2008.01.06 05: 03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로저 클레멘스는 새로운 시험 무대에 과연 설까. 미국 의회가 미첼 보고서에 언급된 5명의 주요 인물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을 요청 한 가운데, 이들이 의회의 출석 요청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미 하원 감독위원회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클레멘스와 전 트레이너 브라이언 맥나미에게 오는 17일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외에 성장 호르몬 복용 사실을 시인한 앤디 페티트, 뉴욕 메츠의 트레이너였던 커크 래돔스키, 양키스 시절 클레멘스의 동료였던 척 노블락도 같은 요청을 받았다. 하루가 지난 현재 이들 가운데 참가 여부를 공식 통보한 인물은 없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데다 저마다 약물과 관련 있는 탓에 의회에서 말을 잘못 했다가는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시간을 두고 참가 여부를 심사숙고할 전망이다. 일단 클레멘스 측은 의회에 나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변호인인 러스티 하딘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클레멘스는 증인 선서를 하고 의원들의 질문에 답할 의향이 있다"면서 "일정과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해 조만간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나미 측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의 변호인인 리차드 에버리는 "의회의 출석 요청을 받았다. 맥나미는 십중팔구 참석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대리인과 변호인, 동영상을 통해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을 부정한 클레멘스는 7일 방송되는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 녹화분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복용한 것은 스테로이드나 성장 호르몬이 아닌 진통제와 비타민 B-12일뿐"이라고 밝혔다. 클레멘스가 의회에 출석한다면 같은 주장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소집 요청을 받은 인물들의 출석 여부에 대해 의회는 출석을 거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데이빗 마린 규제위 관계자는 "우리는 어떤 종류의 청문회이든 증인들이 출석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클레멘스와 관련인들의 청문회 출석은 당초 예정에 없던 일이다. 규제위는 원래 미첼 보고서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버드 실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도널드 피어 선수노조 위원장,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이 참가하는 청문회를 16일로 한 차례로 예정했을 뿐이다. 그러나 클레멘스가 미첼 보고서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있는 데다, 미첼 보고서의 주요 증인인 맥나미가 이를 재반박하면서 '진실 게임'이 펼쳐지자 추가 청문회를 전격 결정했다. 클레멘스와 맥나미가 한 자리에 나선다면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약물 복용이 사실임에도 의회에서 이를 부인했다는 게 들통난다면 클레멘스는 위증죄로 기소될 수 있다. 반면 의회 청문회가 끝난 뒤에도 사건은 미궁에 빠질 수 있다. 클레멘스가 "진실 만을 밝힐 것"이라고 선서한 뒤 기존 주장을 반복할 경우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클레멘스와 맥나미 가운데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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