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양측 모두에 명분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8개 구단 틀을 유지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현대 유니콘스의 새로운 주인으로 떠오른 KT의 신규 회원 가입 여부를 다룰 오는 8일 이사회를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일성 사무총장은 ‘원칙없는 서울 연고 무혈 입성’을 반대하고 있는 기존 서울 구단들인 LG와 두산 고위층을 만나 저간의 협상 과정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하는 한편 지방 구단들에게도 협조를 구하고 있다. 또 이사회에 앞서 7일에는 8개 구단 단장회의를 개최, 사전 의견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실무자들이 KT 측과 ‘60억 원+알파’를 위해 접촉하고 있다. 알파 부분에 서울 연고 입성금 등을 포함시키기 위해 열심이지만 아직까지는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측은 KBO 이사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는지 지켜본 후 자사 이사회에 보고할 자료를 만든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먼저 KBO 이사회에서 총의를 모아야만 KT 이사회에서 수용 여부가 결론날 전망이다. 현재 야구계에서는 ‘60억 원’을 고수하려는 KT 측과 무혈 입성을 반대하는 기존 구단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해법을 찾아 ‘KT의 연착륙’을 고대하고 있다. 결국 양측 모두에게 명분을 줄 수 있는 카드를 찾기 위해 KBO가 골몰하고 있는 가운데 야구계에서는 ‘KT가 선수를 돈으로 사라’는 제안을 내고 있다. KT가 현대 부채 131억 원과 현대의 서울 입성금 54억 원을 합한 총 185억 원을 써야 한다는 서울 구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KBO 발표에 따르면 KT는 현대 인수가 아닌 창단으로 가입금 60억 원만을 내기로 돼 있다. 그럼 현대 선수단을 웨이버 관련 절차에 따라 사야 한다. 현대 선수들 몸값이 계약금 포함하면 총 100억 원은 나올 것이다. 결국 160억 원 안팎에 현대 선수단을 인수하고 서울 입성금을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카드로는 2000년 SK가 창단할 때처럼 기존 7개 구단으로부터 23인 보호명단 외에 선수를 구매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KT가 7개 구단으로부터 선수 한 명씩을 받는 대신 몸값으로 10억 원 이상씩 지불한 뒤 서울 연고권을 협상하자는 의견이다. 현대가 지난 5년간 1차 신인 지명을 못한 데 따른 보상 차원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우승팀을 목표로 전력 보강에 나선다는 KT의 야구단 운영 방침에도 부합되는 방안이다. 7일 단장회의를 거쳐 8일 이사회에서 KT의 신규 가입여부를 놓고 기존 구단들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에는 총재 포함 8개 구단이 표결을 벌일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프로야구에 혼란상을 노출할 수도 있어 표결까지 가기 전에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규 회원 가입을 준비하고 있는 KT가 좀 더 대가를 치를 것인지, 아니면 기존 7개 구단이 ‘60억 원’에 받아들일 것인지 8일 이사회가 주목된다. 양측을 모두 설득해야 하는 KBO가 어떤 카드를 제시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sun@osen.co.kr 지난해 KBO 이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