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숙적' KT의 야구판 입성 어떻게 볼까
OSEN 기자
발행 2008.01.06 15: 44

"KT의 야구단 입성, 대환영이다". KT의 야구단 인수를 바라보는 SK 와이번스의 시각은 복잡미묘하다. 그러나 비토 정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KT의 등장으로 SK 야구단이 얻게 될 파생 효과를 음미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들어와라, 이겨주겠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지난 4일 경기도 이천의 SK 텔레콤 FMI 연수원에서 만난 신영철 사장 이하 SK 프런트 수뇌부는 "KT가 들어오면 크게 환영할 일"이라고 프로야구판 전체를 키운다는 관점에서 긍정적 시각을 비쳤다. KT가 현대를 대신해 야구판에 들어오면 당장 SK 텔레콤 대 KTF의 대리전 양상을 띠며 SK의 최대 라이벌로 떠오를 것이 확실하지만 '기꺼이 상대하겠다'는 자세다. 실제 KT의 야구단 전격 참가는 SK의 2007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자극받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비단 경기력뿐 아니라 SK의 스포테인먼트와 KTF의 쇼(show)가 펼칠 마케팅 대결도 불을 튀길 것이 자명하다. 그러니 KT가 들어오면 SK 구성원들이 우승과 스포테인먼트의 성공적 런칭에 안주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이미 궤도에 오른 SK텔레콤 등 계열사의 지원과 관심 역시 한층 커질 수 밖에 없다. SK가 오는 6일 일본 고지로 전훈을 떠나는 김성근 감독의 KT 관련 코멘트를 담당기자 e-메일로 뿌린 것도 이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김 감독은 "KT의 창단 문제는 대한민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 후배 7,80명의 인생이 달려 있는, 나아가 앞으로 야구를 계속할 어린 친구들의 인생 역시 달려 있는 문제다. 각자 이해관계가 다르겠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구단 가치가 과소평가되고 있는 부분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는 우선 대승적인 차원에서 더욱 발전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KT와 7개 구단의 원만한 합의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라고 언급, 야구 원로의 관점에서 KT 창단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SK는 KT의 특혜 입성에 대해서만은 할 말을 하겠다는 태도다. SK가 창단 당시 가입금 250억 원에 인천 연고권 인수비로 54억 원을 투자했는데 KT는 가입급 60억 원만 지출할 뿐 최대시장 서울엔 공짜로 입성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시각이다. 이에 관해 신 사장은 "KT가 프로야구의 가치를 키우는 동업자 정신을 발휘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우회적으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KT의 야구단 참가는 8일 8개 구단 사장단이 모이는 KBO(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에서 사실상 결판날 전망이다. KT 야구단 창설의 반사적 수혜 구단이지만 숙명의 라이벌이기도 한 SK가 이사회서 어떤 포지셔닝을 취할지 궁금하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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