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입단 매클레리, 경력이 전부는 아니다
OSEN 기자
발행 2008.01.07 08: 15

[OSEN=이상학 객원기자] 메이저리그 출신이 유행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출신에도 급이 있다. KIA에 입단한 호세 리마처럼 메이저리그 통산 89승을 자랑하는 거물이 있는가하면 여기 이 선수처럼 메이저리그 통산 2승 선수도 있다. 롯데에 입단한 마티 매클레리(34). 물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 올라갔다는 것 자체가 인정받아야 마땅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외국인선수에게는 적응이 최우선이다. KIA 리마와 삼성 웨스 오버뮬러에 이어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신입 외국인 투수 매클레리에게도 가장 큰 과제는 적응이다. 과연 매클레리는 부산의 새로운 스타가 될 수 있을까. ▲ 매클레리 성적표 매클레리는 190cm, 102kg이라는 건장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 롯데 구단에서는 ‘큰 신장에서 내리꽂는 평균 145km의 바른 직구와 각도 큰 변화구가 주무기’라고 평가했다. 각도 큰 변화구는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설명한다. 매클레리는 메이저리그 통산 3시즌간 12경기에 등판해 2승 방어율 5.28을 기록했다. 200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시즌 막판 메이저리그에 올라 선발승과 구원승으로 2승에 방어율 2.04로 활약했으나 지난해에는 5월초 메이저리그에 승격됐음에도 불구하고 4경기에서 방어율 8.22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다시 트리플A로 떨어지고 말았다. 33살 베테랑 투수에게는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았다. 매클레리는 야구공을 잡은 이후 줄곧 미국에서만 야구를 했다. 22살이었던 1997년부터 32살이 된 지난해까지 11년간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다. 마이너리그 11시즌 통산 성적은 393경기 47승65패25세이브 방어율 4.04. 기록만 볼 때에는 그리 돋보이는 편은 아니다. 트리플A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해는 2004년이다. 당시 트리플A 44경기에 등판해 5승4패13세이브 방어율 2.99로 활약한 것을 발판 삼아 시즌 막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의 눈에 띈 이유가 선발투수보다는 마무리투수로 활약이었던 것이다. 2006년 트리플A에서 등판한 35경기 중 선발은 13차례였다. 매클레리를 선발투수로 쓰기 위해 데려온 롯데에는 다소 걸리는 대목이다. 하지만 가장 최근인 지난해 매클레리는 데뷔 후 처음으로 트리플A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4경기 모두 선발등판했다. 한 시즌 20경기 이상 선발등판한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선발투수로서 매클레리가 어느 정도 활약했는지는 기록이 잘 보여준다. 24경기에서 122⅔이닝을 던져 5승8패 방어율 4.62를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투구이닝을 던졌지만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은 5.11이닝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탈삼진은 95개로 9이닝으로 환산하면 6.97개다.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이 7.26개라는 것을 감안할 때 괜찮은 수치. 게다가 지난 몇 년간 해를 거듭할수록 9이닝당 볼넷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매클레리에게는 희망적인 부분이다. ▲ 매존·윌슨·최향남 매클레리는 지난 2년간 트리플A 인터내셔널리그에서 뛰었다. 일반적으로 인터내셔널리그는 퍼시픽코스트리그보다 투수에게 조금 더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년간 기록한 방어율 3.73은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뛰어나다고도 볼 수 없는 성적이다. 실제로 2007년 인터내셔널 리그에서 매클레리가 기록한 방어율 4.62는 전체 24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2006년에는 방어율 2.68을 기록했지만,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해 순위권에는 들지 못했다. 하지만 순위권에 든다는 것을 가정하면 방어율 부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방어율이었다. 매클레리의 성적은 브라이언 매존과 크리스 윌슨 그리고 최향남의 트리플A 성적과도 비교할 수 있다. 2006년 인터내셔널리그에서는 매클레리와 함께 매존·윌슨·최향남도 활약했다. 2006년 매존은 20경기에서 13승3패 방어율 2.03을 기록했다. 방어율 부문 리그 전체 1위였다. 최향남은 8승5패 방어율 2.38을 기록했다. 최향남은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해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윌슨은 9승6패 방어율 3.41을 마크했다. 방어율 부문 전체 10위였다. 매존·윌슨·최향남 모두 2006년 트리플A 인터내셔널리그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그러나 2007년 한국에서 성적은 판이하게 달랐다. 트리플A와 한국리그의 특수성 차이였다. 2006년 트리플A 인터내셔널리그에서 매존·윌슨·최향남의 평균 방어율은 2.63으로 특급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7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세 선수의 평균 방어율은 4.48로 치솟았다. 삼성에 입단한 윌슨은 시즌 중 퇴출됐고 그 대신 들어온 매존은 시즌 종료 후 재계약에 실패했다. 롯데에 입단한 최향남은 기대를 밑돌았다.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특수성에 따른 적응 여부가 얼마나 큰지를 매존·윌슨·최향남의 경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트리플A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트리플A와 달리 한국은 우승을 목적으로 하는 리그인 만큼 타자들의 성향과 벤치의 인내심 그리고 오래 축적된 리그특성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트리플A 성적도 결코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는 이유다. 반대로 트리플A 성적은 두드러지지 않아도 한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가 된 다니엘 리오스의 1999년 마지막 트리플A 시절 방어율은 6.07이었다. 매클레리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직접 눈여겨보고 데려온 선수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비단 기량뿐만 아니라 새로운 리그에 대한 적응의지까지 반영된 영입이라는 점은 더욱 긍정적이다. 다만 동양야구 경험이 없는 34살 베테랑 투수라는 점은 분명 불안요소 중 하나다. 피츠버그 시절의 매클레리=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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