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모비스, 외국인선수로 '희비쌍곡선'
OSEN 기자
발행 2008.01.07 09: 07

안양 KT&G와 울산 모비스는 외국인 선수와 관련를 너무나 다른 처지에 있다. 지난 6일 안양체육관에서 두 팀이 맞붙은 결과는 KT&G의 77-60 완승. KT&G는 모비스와 시즌 4번째 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 전승을 올렸다. 이날 경기 결과를 떠나 흥밋거리는 양 팀 외국인 선수들의 득점력 비교다. KT&G는 두 명의 외국인 선수가 득점을 주도한 반면 모비스는 함지훈과 김효범의 득점이 외국인 선수 못지 않았다. 만약 모비스의 외국인 선수가 KT&G의 챈들러나 커밍스만큼만 해준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외국인선수의 비중이 극명하게 다른 두 팀의 대결은 그만큼 흥미로웠다. 1쿼터부터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더니 2쿼터에서 모비스는 KT&G의 두 외국인선수에게 너무 많은 득점을 내주며 패배를 자초했다. T.J. 커밍스는 2쿼터에만 10득점을 올린 반면 모비스는 2쿼터에 고작 7득점에 그쳤다. KT&G의 마퀸 챈들러와 커밍스는 이날 경기서 각각 21득점과 27득점을 올리며 팀 득점의 ⅔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했을 만큼 두 외국인선수에 대한 득점 의존은 절대적이었다. 이날 경기서 국내선수 중 최고 득점은 황진원의 7득점이었다. 사실 KT&G의 국내 선수들 득점이 평소에 이렇게까지 저조하지는 않다. 주희정 김일두 양희종 등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줄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나아지고 있다는 말로 외국인 선수에 편향된 득점 의존 현상을 상쇄하려 했다. 그러나 KT&G의 두 외국인 선수의 평균 득점은 챈들러가 24.53점(전체 2위), 커밍스가 18.67점(11위)으로 둘을 빼고 말하기 힘들다. 국내 선수들의 득점포가 막힐 경우 외국인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나가면 부진하던 국내 선수들도 외국인 선수들에 수비가 집중될 경우 반대로 살아날 수도 있어 상호 보완 효과도 있다. 이와 달리 모비스는 외국인 선수로 득을 보는 경우가 드물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쫓아가려 할 때 외국인 선수들이 잘해주지 못한다"며 "국내 선수들에게 미안해 죽겠다. 정말 감독으로서 미안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에릭 산드린과 키나 영은 부진하다. 유 감독은 또 KT&G가 강한 이유를 "외국인 선수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도 좋은 외국인선수만 있다면 국내 선수들이 편안하게 농구할 수 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키나 영의 평균 득점은 16.65점으로 16위이며 산드린은 20위 안에 없다. 모비스의 득점은 오히려 신인 함지훈이 주도하고 있다. 이날도 김일두와 이현호가 번갈아가면서 함지훈을 막았지만 외국인 선수 대역을 톡톡히 해줬다. 특히 2점슛은 8개를 던져서 7개를 성공시키는 등 88%의 야투성공률을 보였고 3점슛도 4개를 던져 2개를 성공시키는 등 50%의 3점슛 성공률도 선보였다. 20점 이상을 넣어주는 커밍스와 챈들러를 보유한 KT&G와 외국인 선수 한 명이 겨우 10여 점을 올려주는 모비스. 두 팀의 경기 내용과 결과는 외국인 선수를 잘 뽑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연히 보여준 경기였다. 7rhdwn@osen.co.kr 지난 6일 안양 경기서 KT&G 챈들러가 모비스 영의 마크를 받으며 골밑슛을 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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