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무너진 골밑, 마지막 보루는 이동준. 대구 오리온스가 포인트가드 김승현의 복귀로 발빠르게 팀을 재정비하고 있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의 복귀를 앞둔 지난 2일 김상식 감독대행을 보좌할 신임코치로 원주 동부에서 코치와 스카우트로 활동한 정한신코치를 영입한 데 이어 김승현의 복귀 이후에는 외국인선수도 리온 트리밍햄와 숀 호킨스로 확정지었다. 이에 앞서 오리온스는 이충희 전 감독의 자진사퇴로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꾸려가기로 결정했다. 5일 동부전에서 김승현이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70-95로 맥없이 대패한 오리온스는 그러나 6일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에서는 비록 92-106으로 패했지만 4쿼터 한때 3점차까지 추격하는 등 달라진 경기 내용을 보이며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이날 패배로 오리온스는 시즌 두 번째 10연패를 당하며 부동의 최하위를 지켰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김승현의 진두지휘 아래 팀 공격이 빠르고 원활해졌다는 점이 대단히 고무적인 대목이었다. 그러나 골밑이 문제였다. 삼성전에서 트리밍햄과 호킨스는 나란히 20점을 올렸지만 리바운드는 각각 6개·3개에 그쳤다. 반면 삼성은 테렌스 레더가 35점·12리바운드, 빅터 토마스가 28점·10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골밑을 공략한 것이 승인”이라고 말했고, 오리온스 김상식 감독대행도 “(김)승현이가 들어와서 공격은 풀렸지만 수비가 되지 않았다. 특히 골밑 수비가 너무 쉽게 뚫렸다. 골밑이 약해 더블팀을 하는 과정에서 고비 때 외곽슛을 맞았다”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이 복귀한 동부전에만 하더라도 정통 센터 칼튼 아론을 기용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아론은 14분31초를 뛰었으나 7점·6리바운드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코칭스태프에서는 높이가 있지만 스피드와 대응력이 떨어지는 아론 대신 대체 외국인선수로 들어와 공격과 기동력에서 비교적 괜찮은 활약을 펼친 호킨스를 재기용하기로 결정했다. 아론은 복귀 후 한 경기를 뛰고 퇴출됐고 결국 ‘굴러들어온 돌’ 호킨스가 새 자리를 꿰찼다. 삼성전에서 호킨스는 공격에서 20점으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남은 시즌 오리온스가 탈꼴찌라는 당면 과제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골밑을 보강하는 것이 숙제다. 오리온스의 키플레이어는 ‘귀화파 신인’ 이동준(28·198cm)이다. 이동준은 삼성전에서 팀 내 가장 많은 8리바운드를 걷어냈다. 그러나 출전시간은 21분5초밖에 되지 않았다. 경기 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린 탓도 있지만, 승부처에서도 기용되지 못했다. 김상식 감독대행 체제 이후 4경기에서 이동준의 출전시간은 경기당 평균 22.8분으로 올 시즌 전체 평균 출전시간(27.8분)보다 소폭 하락했다. 김상식 감독대행은 “(이)동준이는 힘이 좋지만 괜히 쓸 데 없이 뛰어다니면서 체력을 소모하는 면이 없지 않다. 기술적으로도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고 있다. 경기 운영에 대해 충분히 지도한 뒤 출전시간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승현은 “골밑이 약해 부담스럽다. 트리밍햄이 예전 기량을 보여주면 해볼만 할 텐데 나이가 많아 체력적으로 부대낀다”고 아쉬워했다. 김상식 감독대행도 “트리밍햄이 골밑 수비도 문제지만 체력적으로 약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국 대안은 이동준밖에 없다. 아론을 퇴출하는 대신 호킨스를 재기용한 것도 김승현의 복귀에 발맞춘 공격적인 스피드 농구를 염두에 둔 결정이지만, 골밑을 지킬 이동준의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감안된 결정이기도 하다. 김승현의 복귀에 따른 팀 재정비와 함께 이동준은 무너진 오리온스 골밑의 마지막 보루로 다시 한 번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