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여배우들은 극장가에서 추한 겨울을 실감했다. 2007년 한국영화의 부활을 알리려는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는 가운데 여배우들이 다시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연말 시련(?)을 맛 봤던 여배우들은 ‘중천’ 이후 1년 만에 ‘싸움’으로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태희와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인기에 힘입어 ‘용의주도 미스 신’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한예슬, 노출연기까지 불사한 ‘가면’의 이수경이다. 세 영화는 개봉 전 여배우들에 대한 충분한 화제성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개봉 후 관객들의 사랑은 받지는 못했다. 영화 흥행도 흥행이거니와 세 여배우들의 연기조차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07년 한국영화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한 영화들이 대거 개봉 예정이다. 그 가운데에는 팜므파탈로 변신한 ‘무방비도시’의 손예진,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명승부를 재연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문소리 김정은, ‘뜨거운 것이 좋아’의 김민희 안소희, ‘데이지’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전지현 등 여배우들에 대한 기대도 크다. 그 동안 청순하고 순수한 소녀의 모습을 보였던 손예진은 ‘무방비도시’에서 소매치기 조직의 리더 백장미 역을 맡아 치명적인 매혹을 가진 팜므파탈로 파격변신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무방비도시’에서 손예진은 변신에 대한 합격점을 받았다. 문소리와 김정은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선수처럼 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했다. 수년간 운동한 실제 핸드볼 선수들과 비교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당시의 감동을 재연하는 데는 손색이 없을 정도다. 또 ‘태왕사신기’ 때 불거졌던 문소리의 연기력 논란과 김정은 특유의 어물거리는 말투는 찾아보기 힘들다. 김민희는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절정의 연기를 보여준다. 드라마 ‘굿바이 솔로’ 이후 기존의 딱딱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벗고 털털하고 수더분한 여자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과장되지 않고 꼭 그럴 것만 같은 모습으로 영화 속 캐릭터가 체화된 느낌을 준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그룹 원더걸스의 멤버인 안소희의 연기 데뷔도 눈여겨 볼만하다. CF스타로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전지현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복귀작으로 선택했다. 긴 생머리가 매력적이었던 전지현은 앞머리를 자르고,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연기파 배우 황정민과 호흡을 맞췄다. 시청률 대박을 꿈꾸는 휴먼다큐 PD로 분한 전지현이 ‘데이지’의 실패를 딛고 ‘엽기적인 그녀’의 흥행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2007년의 부진을 씻고 2008년 부활을 알리려는 한국영화들 속에서 여배우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