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현대의 '김병현 지명권' 승계 가능한가
OSEN 기자
발행 2008.01.08 09: 02

KT가 프로야구에 뛰어들 경우 김병현에 대한 지명권을 승계할 수 있을까.
지난해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현대 유니콘스는 김병현(29·FA)을 지명했다. 김병현이 현역 메이저리거 신분인 데다 워낙 비싼 선수이기에 현대의 형편상 사실 침만 발라놓은 데 불과했다.
그러나 현대가 KT로 바뀐다면 김병현의 지명권은 보다 현실적인 카드로 변모한다. 다만 여기엔 핵심적 논쟁이 유발되는데 바로 KT가 현대의 김병현 지명권을 계승할 권한이 있는가 여부다.
일단 전례상으론 '가능하다'는 해석이 내려질 수 있다. '현대 해체 후 KT 창단'이란 수순을 밟고 있는 KT와 마찬가지로 SK 역시 '쌍방울 해체 추 신규 창단'의 첫 사례를 만들었는데 이때 조진호(현 삼성)의 지명권을 사실상 승계했다.
조진호는 쌍방울의 지명을 받은 선수였지만 메이저리그 보스턴과 계약해 한국을 빠져나갔다. 이후 쌍방울의 지명권을 물려받은 SK는 협상을 벌여 조진호의 복귀를 성사시켰다.
그러나 KT의 지명권 계승이 불합리하다는 반론도 근거가 충분하다. 무엇보다 KT가 현대가 남긴 마이너스 유산은 거의 부담하지 않고, 알짜만 빼갈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KT는 '현대 인수가 아니라 해체 후 재창단이기에' 현대의 부채와 서울 입성비 등을 책임질 의사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김병현 지명권 같은 몇 안되는 플러스 유산도 포기해야 공정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KBO(한국야구위원회)는 무척 조심스런 입장이다. 8일 KT의 프로야구 입성을 가를 운명의 이사회를 앞두고 있는 KBO측의 인사는 "지금으로선 된다, 안 된다 말하기 어렵다. 내부 검토와 구단간 협의를 거쳐서 결정해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물론 이 모든 논쟁은 KT의 야구단 참여가 확정되고, 무엇보다 당사자 김병현의 한국 컴백 의사가 있을 때나 효력을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불과 1~2년 전만 해도 어려울 것이라 여겨졌던 최희섭, 서재응 등이 돌아온 현실에 비춰보면 김병현의 복귀 가능성을 완전히 일축할 순 없다. 그렇기에 어떤 식으로든 조만간 유권해석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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