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극의 힘? '초대형 세트장'
OSEN 기자
발행 2008.01.09 07: 31

‘쾌도 홍길동’ ‘태왕사신기’ ‘해신’ ‘대왕 세종’의 공통점이 있다. 사극이라는 장르로 묶인다는 것과 모두 한 세트장을 활용했다는데 있다.
보통 사극의 세트장을 새로 짓는 데는 수십 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다. 기존의 세트장을 활용할시 전체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 2TV 수목드라마 ‘쾌도 홍길동’(홍미란 홍정은 작가, 이정섭 연출)도 기존의 사극 세트장을 재활용하며 퓨전사극의 재미를 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작사인 (주)올리브나인 한 관계자는 “‘쾌도 홍길동’에 나오는 저잣거리는 ‘해신’에 등장하는 완도 야외 세트장에서 촬영한 것이다”며 “시대적인 배경이 달라서 기본 골격을 변형해서 저잣거리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쾌도 홍길동’의 장선영 조연출은 “원래 세트를 지어야했지만 여건이 안 되서 완도 세트장을 활용했다”며 “세트를 새로 짓는 것보다 제작비가 절감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예 돈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2억 원 정도를 들여서 ‘쾌도 홍길동’의 저잣거리에 맞게 다시 세팅을 했다”고 밝혔다.
완도 세트장을 ‘쾌도 홍길동’ 제작 팀뿐만 아니라 KBS 1TV 대하사극 ‘대왕 세종’도 함께 사용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그는 “완도 세트를 ‘대왕 세종’도 같이 쓰고 있다. ‘대왕 세종’ 팀은 완도 세트의 저잣거리 외에 다른 부분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전에 ‘태왕사신기’ 팀도 완도 세트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쾌도 홍길동’ 제작 팀은 완도 세트장을 활용할 뿐만 지난해 말 종영한 KBS 1TV 대하사극 ‘대조영’의 세트장이었던 속초의 취성루도 기루로 활용하고 있다.
녹녹치 못한 제작 현실에서 세트장을 재활용하며 양질의 사극을 만들어 내고 있다. 코믹 퓨전 사극의 장르를 연 ‘쾌도 홍길동’, 판타지 사극으로 지난해를 강타했던 ‘태왕사신기’, 대하 사극 ‘대조영’ ‘대왕 세종’. 모두 기존의 세트장을 활용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한 사극의 장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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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세트장의 강지환과 성유리/ 올리브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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