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현대건설, "세터와 자신감 부재" 공통된 약점
OSEN 기자
발행 2008.01.09 08: 22

남자부 5위에 그치고 있는 한국전력 공정배 감독과 여자부 최하위에 처져 있는 현대건설 홍성진 감독이 하위권에 맴도는 이유로 한결같이 입을 모아 "세터가 약하다", "자신감이 부족해 고비를 못 넘는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7-2008 V리그 3라운드 경기서 한국전력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2세트와 4세트를 따내며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2-3으로 패했고, 현대건설은 1세트를 29-31까지 쫓아가며 선전했지만 결국 0-3으로 졌다.
시즌 개막 후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며 9연패 수렁에 빠진 현대건설 홍성진 감독은 경기 후 "세터가 팀에 맞는 토스를 해줘야 한다"며 팀 연패의 원인을 꼽았다. 지난 시즌 신인왕 출신인 세터 한수지(19)의 부진에 대한 질문에 "GS칼텍스에 있다가 온 선수다. 우리와 손발을 맞춘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좋은 세터이지만 우리 팀에 맞는 토스가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감독은 현대건설의 플레이가 빠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에 알맞은 토스가 필요하다며 한수지의 플레이가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또한 그는 팀의 부진을 "선수들이 어리다. 첫 세트에서도 그렇고 고비를 넘어가 주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자신감의 부재를 지적했다. "과감하지 못해 이겨내지 못한다"며 "올 시즌 현대건설은 홍역을 치르면서 많이 얻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미에 홍 감독은 "도로공사와 GS칼텍스전에 승부를 걸 생각이다"며 두 팀 중 한 팀이라도 잡아 1승을 우선 기록해보겠다고 답했다.
한국전력도 현대건설과 사정이 비슷하다. 공정배 감독은 세터 용환승에 대해 "올해 서른 셋이 됐다. 사실 리베로도 하고 그랬던 선수인데 전공이 세터가 아니다"며 세터가 다른 팀보다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를 보강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지금으로서는 다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고 밝힌 공 감독은 "불안불안하다"는 말로 현재의 심경을 대신했다.
한국전력도 현대건설처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2까지 끌고 간 상황서 5세트 고비를 넘지 못해 패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공 감독은 "4세트를 이겼는데도 쫓기는 느낌을 갖는 것이 우리 팀이다. 선수들이 5세트 들어 부담감을 느끼더라"고 말했다.
또한 "5세트 0-1에서 0-2로 되던 상황서 양성만의 스파이크가 아웃된 것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그렇다. 멋있게 스파이크 하려다가 아웃됐다"며 선수들이 중요한 순간 고비를 넘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이기고 있을 때 대처능력이 부족하다"며 자신감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하위권을 벗어나고 싶은 두 감독이 '선수들의 자신감 부재와 세터의 부진'이라는 숙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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