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톱타자 고민 어떻게 해결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01.09 08: 47

[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가 지난 8일 대전구장에서 2008년 첫 훈련을 시작했다. 한화의 2008년 목표는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러나 한화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형적인 빅볼을 추구하는 한화는 프로야구의 대세가 되고 있는 스피드와는 거리가 멀다. 이를 위해 검증된 타자 제이콥 크루즈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덕 클락을 새 외국인 타자로 영입했다.
한화의 이 같은 고민은 톱타자 문제로 비화된다. 스피드 야구가 대세가 되고 있는 가운데 각 팀들은 확실한 톱타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종욱(두산)·정근우(SK)·박한이(삼성)·이대형(LG)·전준호(현대)·정수근(롯데)·이용규(KIA)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한화는 확실하게 내세울 수 있는 톱타자가 없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한화에서 톱타자로 선발 출장한 선수는 고동진·조원우·이영우·김민재·한상훈 등 5명이나 됐다. 한상훈을 제외하면 모두 10경기 이상 톱타자로 출장했다. 그만큼 톱타자 자리가 불안정했다.
지난해 한화의 실질적인 주전 톱타자는 고동진이었으나 57경기에서 톱타자로 출장해 타율 2할5푼4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볼넷을 30개나 얻어낸 것은 그래도 고무적인 대목이었다. 고동진 다음으로는 조원우가 39경기에 톱타자로 출장해 타율 2할7푼9리·7볼넷을 기록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꾸준하지가 못했다. 고동진은 5타수 5안타를 친 다음날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기도 했고, 조원우는 노장이라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이외에도 이영우가 19경기에서 타율 2할2푼7리·8볼넷, 김민재가 10경기에서 타율 1할6푼2리·6볼넷을 기록했으나 인상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딱 1경기에만 톱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한 한상훈이 상대적으로 돋보였을 뿐이다.
트레이드로 톱타자를 보강하지도 못한 한화의 해결책은 결국 자체적으로 길러내고 키워낼 수 밖에 없다. 이종욱·이대형·이용규의 경우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감도 없지 않다. 이 가운데 이대형은 몇 년간 성장통을 거친 후 3할 타자로 탄생했다. 한화로서도 고동진에게 기대를 걸어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아직 껍질을 깨지 못한 고동진이지만 지난해 볼넷을 무려 50개나 얻어내며 출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고동진의 타율은 2할4푼9리에 불과했으나 출루율은 3할5푼5리에 달했다. 타격에는 기복이 있었지만 공을 고르는 선구안이 좋아졌다. 군입대를 1년 더 미룬 고동진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고동진은 2008년 연봉으로 1억 원을 받았다. 지난 2004년 입단 이후 5년 만에 당당히 억대 연봉선수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팀 입장에서는 마냥 고동진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더욱이 베테랑 이영우가 어깨 부상으로 시즌 초중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한화로서는 지난해 전반기 막판 1군에서 가능성을 보인 김동영이나 군에서 제대하는 마지막 사이클링히터 신종길 등 유망한 왼손 외야수들에게도 시선을 떼서는 안 될 것이라는 지적. 어떻게든 오래된 고민이 된 톱타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한화의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고동진.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