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종영을 앞둔 MBC 가족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의 전진수 PD가 생각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거침없이 하이킥' 보다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약했다. 캐릭터보다 드라마를 강조한 것이 계산미스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23일 첫 방송을 시작한 '김치치즈스마일'은 신구, 김을동, 선우은숙 등 중견연기자들을 비롯해 엄기준, 이혜영, 이병진, 정수영 등이 합류해 기대를 모았지만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늘 비교돼왔다.
첫회 시청률은 10.6%(TNS미디어코리아 기준)로 7.4%의 '거침없이 하이킥' 보다 높았지만 이후 강력한 캐릭터에 익숙해져있는 시청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10%전후에 머물러왔다.
오는 18일 종영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김치치즈스마일'의 전진수 PD의 입을 통해 지난 6개월간의 고민과 아쉬움을 들어봤다.
전진수 PD는 종영을 앞둔 소감을 묻자 한동안 뜸을 들이더니 "시원 섭섭하다. 생각만큼 잘 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캐릭터가 아닌 드라마를 강조한 계산미스가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 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었다.
전 PD는 "요즘은 시트콤이든 드라마든 강력한 캐릭터 싸움인데 그 부분에 있어서 시청자들을 확 끌어당기지 못했던 것 같다. 전작의 강한 향에 취해 웬만한 향을 들이대서는 반응을 잘 안하더라(웃음). 여러가지로 계산 미스였던 부분이 솔직히 있다"며 "드라마적인 부분을 추구하려고 했는데 시청자들은 드라마 보다 독특한 요소를 원했던 것 같다. 전작이 워낙 강해서 피해간다고 피해간 것이 전체적으로 약해져버린 결과를 낳았다. 재미있는 상황이나 캐릭터가 구축이 된 다음에 드라마에 치중했어야하는데 계산미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우리 시트콤 역시 강력한 캐릭터와 상황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전작에 비해서는 약했다. 초반에 시청자들로부터 '잔잔하게 재미있다'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속상했다"며 "사람들에게 회자될만한 확실한 캐릭터나 에피소드가 터져줬어야하는데 약했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김치치즈스마일'은 10% 전후의 시청률로 꾸준히 고정팬들을 끌어모았다. 이같은 성적에 MBC 최영근 예능국장 역시 "실패한 시트콤으로 보지 않는다. 자책하지 말라"는 말로 위로하곤 했지만 연출을 맡은 PD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밖에.
전 PD는 "시청률이 13~15% 정도만 나왔어도 좋았을 것 같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워낙 에피소드가 많다보니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았고 시트콤이라는 장르가 그 정도로 회자되고 대박을 일으킬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며 "그러다보니 우리 역시 시트콤을 시작하면서 두자리수 시청률을 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13~15%사이만 왔다갔다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3,4%정도 못 나온 셈이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덧붙여 "드라마를 강조하기는 했지만 시트콤의 특성상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로 완결을 해야하니 상대 일일극에 비해서는 구성이나 플롯이 약해 밀리고 전작 시트콤에 비하면 캐릭터나 에피소드가 부족해 밀리다보니 결과적으로 어중간하게 나가게 됐다"며 "청춘시트콤할 때와 가족시트콤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기본이 약하니까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전작에 비해 고정시청자층이 적을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하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현재 '김치치즈스마일'은 마지막 2회분을 제외하고는 대본이 모두 나온 상태이며 다음주 초까지 촬영을 계속할 계획이다.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러브라인과 산호를 둘러싼 미스터리에 대한 결말은 9일 방송분부터 서서히 밝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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