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CSI'를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켜줄 다양한 국내 범죄 스릴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시초는 MBC드라마넷의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 케이블 자체 제작드라마로서는 4%의 시청률을 돌파하며 올 8월에는 시즌2까지 염두해두고 있다. 이외에도 ‘하드보일드 과학수사대 KPSI' 그리고 ’오션스 세븐‘ ’살인자는 말한다‘등이 요즘 주목받고 있는 수사물이다.
수퍼액션-'하드보일드 과학수사대 KPSI'
채널 수퍼액션은 실제로 존재하는 한국의 과학수사대 ‘KPSI’의 활약상을 다룬 8부작 TV시리즈 ‘하드보일드 과학수사극 KPSI(이하 KPSI)’를 제작, 12일부터 방송한다. ‘KPSI’의 협조 하에 지난 6개월에 걸쳐 철저한 사전 조사까지 거쳤다.
매회마다 각기 다른 사건들이 등장하고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 속에서 국내 최초로 우리나라의 다양한 과학수사기법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그 동안 미국드라마에서나 봐왔던 지문채취, DNA 판독, 족적 채취 등 첨단장비를 동원한 과학적인 수사 과정을 한 눈에 만날 수 있게 된다.
특히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과학수사대원과 형사들의 인터뷰가 드라마 곳곳에 삽입되는 점은 프로그램의 차별화로 꼽힌다.
열악한 국내 수사 장비 환경도 그대로 드러날 예정이다. 예를 들어 ‘CSI’에서는 사건 현장에서 나온 지문을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아 현장에서 바로 누구의 것인지 확인이 가능한 반면, ‘KPSI’에서는 지문을 채취한 후 컴퓨터에 입력을 하면 비슷한 모양의 지문들이 여러 개 검색되고, 그걸 하나씩 사람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찾아야 한다.
극본을 맡은 임수미 작가는, “‘KPSI’는 ‘CSI’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건 자체의 리얼리티와 한국적인 수사방법 등을 통해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했다”며 “‘CSI’처럼 최첨단 수사 장비가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많은 노력과 인내를 쏟고 있는 ‘KPSI’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이상헌 감독은 “나 스스로도 CSI 매니아다. 이런 과학 수사드라마를 한국에서도 만들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케이블의 자체 제작 드라마가 많아지는 시점에서 ‘KPSI’도 그 일환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온미디어 영화사업본부의 전광영 제작국장은, “‘KPSI’라는 흥미로운 소재 발굴과 ‘픽션 과학수사극’이라는 독특한 포맷을 갖춘 케이블TV만의 개성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CSI’적인 ‘재미’와 한국적인 ‘맛’의 절묘한 조화를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코미디TV-오션스 세븐
‘오션스 세븐’은 채널 코미디TV가 1월부터 첫 선을 보인 프로그램. 기업 또는 개인의 의뢰를 받아 100%몰래카메라 형식으로 보안상태를 면밀히 점검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영화 ‘오션스 일레븐’을 모티브로 해 MC 김인석과 탐정, 해킹, 침투 전문가 등 범죄 전문가 7명이 함께 출연해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안전상태를 지적해 경각심을 높이고 허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조언을 담아낸다. 실제 범죄 사례를 바탕으로 법적인 처벌 내용과 형량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오히려 모방 범죄를 낳을 수 있다는 네티즌들의 질타어린 시선도 있었다. 범죄예방을 목적으로 하면서 그 해결책은 짧은 것 같다는 반응들도 있었다.
Q채널-살인자를 말한다
Q채널이 YTN스타와 OBS 경인TV와 함께 제작한 13부작 범죄 심리 다큐드라마 ‘살인자는 말한다’는 새로운 유형의 한국형 본격 범죄물. 국내 방송 최초로 유명했던 살인 사건들을 다룬다.
‘한국의 살인자, 그들은 누구인가’ ‘무엇이 그들을 살인자로 만들었나’는 의문에서 비롯된 이 프로그램은 담당 형사, 범죄 심리학자, 프로파일러(범죄분석요원) 등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의 성격과 동기를 분석한다.
범행의 재연이나 경찰의 수사 과정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범죄 프로그램과는 달리 살인에 이르게 된 범인들의 환경과 범죄 행위 속에 숨어있는 인간 심리를 심층 분석한다는 점이 차별성을 띄는 대목.
이들을 하나의 드라마로 재구성해 범죄자의 입장에 서서 범죄자의 독백으로 하나하나 사건이 진행된다. 특히 사건파일을 설명하는 MC가 범죄심리학 표창원 교수이어서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화제를 모았다.
Q채널 사업부의 이은희 부장은 “날이 갈수록 끔찍한 강력범죄가 늘어가는 요즘, 범인과 범죄의 심층 분석을 통해 한 사람의 범죄자라도 더 생겨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작했다”며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범죄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 제작의도를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드라마적인 요소가 지나쳐서 범죄예방목적보다 범인의 살인 동기를 표현하는 데만 더 집중되는 것 같다는 것이 일부 네티즌들의 의견. 결론 또한 에매모호하게 흐려지는 점이 지적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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