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LA 다저스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외환에 휩싸였다. 한 여성팬이 구단의 직무유기로 한 쪽 눈을 잃었다며 1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했다.
10일(이하 한국시간) < LA타임스 >의 보도에 따르면 마타 파라 헬레니우스(31)라는 여성 간호사는 지난해 야구 경기 관람을 위해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하던 도중 주차장에서 다른 여성팬의 습격을 받아 한 쪽 눈을 실명했며 구단의 안전 관리 소흘에 따른 상해이므로 다저스는 100만 달러를 보상하라고 LA 카운티 상급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상황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7월18일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라이벌전을 관전하기 위해 헬레니우스는 당시 약혼자인 미코 헬레니우스와 경기장을 찾았다. 당시 헬레니우스는 다저스 티셔츠를 입고 있었지만 약혼남은 샌프란시스코 팬이었다.
우측 파울라인쪽 좌석에 앉은 이들 근처에는 3명의 다저스팬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경기 내내 헬레니우스 커플을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관전을 방해했다. 인종차별적인 언어도 구사했다고 한다.
헬레니우스의 요청을 받은 경비요원들은 소란을 떤 팬들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 앉게 했지만 이는 불씨를 잉태하고 있었다.
경기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자마자 헬레니우스와 욕설을 퍼부은 여성 가운데 한 명인 데니스 오다스(27)는 서로 달려들어 옥신각신했고, 오다스는 주먹을 날려 헬레니우스의 안면을 강타했다. 당시 오다스는 만취 상태였다. 뒤늦게 주차장 경비요원들이 달려들었지만 이 사고로 헬레니우스는 한 쪽 눈을 잃고 말았다.
헬레니우스는 곧바로 오다스를 고소했고, 오다스는 지난해 270일간 유치장 행을 명령 받았다. 문제는 오다스가 신체 상해 배상을 위해 줄 돈이 한푼도 없다는 것. 결국 헬레니우스와 변호인은 구단의 관리 소흘로 신체에 상해를 입었다며 주최측인 다저스를 상대로 100만 달러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다저스 구단 수칙에 따르면 경기도중 폭언을 퍼부으며 정상적인 경기 관람을 방해한 팬은 즉각 퇴장 조치한다는 문구가 있다. 헬레니우스 측은 당시 다저스 경비요원들이 오다스를 퇴장시키지 않고 다른 자리로 옮겨 앉게 한 점이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헬레니우스의 구단 소송은 지난 9일 심리가 열렸지만 다저스는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저스 구단 변호사인 제롬 잭슨은 "관중을 퇴장조치하기 위해서는 일단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어떤 팬이든 경기를 지켜볼 권리가 있다"면서 "헬레니우스의 부상은 유감이지만 범죄행위에 대해 일일히 안전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이번 사건은 다저스의 승리로 막을 내릴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한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약 20년전 2명의 다저스팬이 주차장에서 술취한 팬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며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2심에서 기각됐다.
신문에 따르면 다저스는 2005년 경기당 136명의 경비요원을 경기장 안에, 주차장에는 31명을 배치했다. 다저스타디움은 LA 다운타운 인근 산기슭에 위치해 있어 밤에는 위험한 곳이다. 샌프란시스코와의 라이벌전에는 보통 경비요원이 3배로 증원된다.
200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다저스 홈경기 도중 퇴장당한 팬은 모두 200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26명은 비치볼을 던진 죄로 경기장에서 쫓겨났다. 다저스타디움에선 팬들이 대형 비치볼을 서로 떠넘기며 노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규정 위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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