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기지 못했다. 지독한 '북런던 더비' 악연은 계속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튼햄 핫스퍼와 아스날이 한 골씩 주고받으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10일 오전(한국시간)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서 열린 2007-2008 칼링컵 준결승 1차전에서 토튼햄은 전반 37분경 제나스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종료 10여분을 남기고 시어 월콧에게 동점골을 내줘 비겼다.
이로써 토튼햄은 지난 1999년 12월 경기서 2-1 승리한 이후 9년간 치른 21경기에서 9무 12패의 처참한 성적표를 이어갔고, 후안데 라모스 감독 역시 지난해 12월 22일 1-2 패배에 이어 아스날전 2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시작은 좋았다. 갑작스레 터져나온 퇴출설에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이영표가 90분 풀타임 활약한 가운데 토튼햄은 80분간 출중한 경기력을 과시했지만 막판 10분을 버티지 못했다.
베르바토프와 로비 킨을 앞세운 토튼햄은 초반부터 강하게 아스날을 몰아치며 기회를 엿보다 결국 전반 37분 로비 킨의 패스를 잡은 제나스가 침착하게 골네트를 갈라 리드를 잡았다.
멋진 선취골로 승리 분위기를 연출한 토튼햄은 이후에도 강한 공격을 펼치며 상대를 압박했고, 여러 차례 좋은 찬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후반 중반까지도 토튼햄이 우세했다. 레넌의 침착한 패싱과 베르바토프의 우아한 플레이, 좌우 측면 수비수 이영표-심봉다의 활발한 오버래핑을 내세운 토튼햄은 쉴새없이 아스날 진영을 압박했다.
그러나 후반 35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에두아르두의 스루패스를 잡은 월콧이 문전을 빠르게 돌파하며 동점골을 작렬시킨 것.
이전까지 월콧을 철저히 봉쇄하던 이영표가 태클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볼은 월콧의 몸에 맞고 그대로 골네트로 빨려들어갔다. 핸드볼 파울이 선언될 수도 있었으나 실점은 막을 수 없었다.
어이없이 동점골을 내준 토튼햄은 로비 킨을 대신해 투입된 저메인 데포가 종료 6분 여를 남기고 회심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마저 골문을 벗어나면서 승리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한편 이 대회 준결승 2차전은 오는 23일 오전 토튼햄 홈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으로 옮겨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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