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스프링캠프는 두 곳?.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의 2008 스프링캠프는 독특하다. 일단 시점부터 지난 6일 일본 시코쿠의 고지로 출발, 타 구단에 비해 빠르다. 또 스케일 면에서도 선수만 총 55명이 참가할 만큼 유례를 찾기 힘든 매머드급이다.
그렇기 때문에 SK 공식 홈페이지에 스프링캠프 동정을 전하고 있는 김정준 전력분석팀 과장은 '메머드급 캠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캠프 시작부터 20일까지는 2곳의 캠프지를 운영한다'라고 언급했다. 본부격인 고지 시영구장엔 이호준 조웅천 박재홍 등 베테랑급과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선수를 배치했고, 이곳에서 자동차로 약 25분 정도 떨어진 고지시 동부구장엔 신진급 위주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도록 2원화한 것이다.
김 과장은 '동부구장은 원래 오릭스 바펄로스의 스프링 캠프지이나 2월 1일부터 시작하는 관계로 지금은 비어 있어 오릭스 구단의 양해를 구하고 먼저 활용하게 되었다'라고 소개했다. 캠프에 들어오기 전부터 SK가 매머드 선수단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관리할지 이미 파악하고 내린 처방이라 할 수 있다.
1+1 캠프 분할 운영 덕분에 가장 바빠진 이는 물론 김성근 감독이다. 김 과장은 '감독님은 이곳저곳 체크하시려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루에도 몇 번씩 본의 아닌 시내 드라이브를 하시고 계신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선수 컨디션별 맞춤형으로 캠프를 나눴지만 이는 곧 훈련장이 단일화되는 순간 탈락자가 속출할 것이란 예고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초대형 캠프로 선수단 전원을 위해 최대한 공평하게 기회를 제공했을 뿐이다. 선수단 전체에 누구라도 주전이 될 수 있다란 의욕은 불어넣되 누구라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SK의 토털 베이스볼이 2008년 초입부터 본격 가동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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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지난해 고지 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