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튼햄 핫스퍼가 157번째 '북런던 더비'에서 아쉽게 무승부, 아스날전 연속 무승 기록을 21경기로 늘렸다.
토튼햄은 10일(한국시간) 새벽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2008 칼링컵 준결승 1차전에서 전반 37분 터진 제나스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후반 35분 시어 월콧에 동점골을 내줘 아쉽게 비기고 말았다.
지난해 12월 22일 같은 장소에서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경기서 아스날에 1-2로 패했던 후안데 라모스 감독은 다시 한 번 새 소속팀의 아스날전 징크스를 실감해야 했다.
토튼햄과 아스날의 더비 첫 승부는 1904년 12월 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스날이 토튼햄을 1-0으로 꺾으며 좋은 출발을 했으나 1999년 11월 7일 2-1로 승리한 이후 더 이상의 기쁨은 없었다.
그 뒤로 이어졌던 21차례의 경기에서 토튼햄은 극심한 징크스를 거듭 확인해야 했다. 리그와 컵 대회 모두를 포함해 9무 12패다. 8년이 넘도록 아스날을 항상 토튼햄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99년 마지막으로 아스날전 승리의 감격을 누린 조지 그래엄에 이어 글렌 호들, 데이빗 플랫트, 자크 상티니, 마틴 욜이 연달아 토튼햄 사령탑에 부임했으나 마치 엉켜버린 실타래처럼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었다.
이번 시즌 도중 새로이 지휘봉을 잡은 라모스 감독도 마찬가지. 1무 1패로 아스날의 저주에 가슴을 쳐야만 했다. 이날 칼링컵 경기는 확실히 잡을 수 있었기에 더욱 라모스 감독을 쓰라리게 했다.
입지마저 불안한 이영표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월콧에게 허용했던 통한의 동점골 상황은 영 찜찜한 느낌을 준다.
열성적인 토튼햄 팬들은 종종 게시판을 통해 "아스날만 이긴다면 악마에게 혼이라도 팔겠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낸다. 욜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휴튼 코치마저 "아스날만큼은 늘 꺾고 싶다"고 말할 정도.
패배에 대해 딱히 이유는 없었다. 내용도 좋았고, 특별한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던 아주 훌륭한 경기였다. 그래서 더 아쉬웠던 승부. 토튼햄은 아스날전 승리 기회를 2차전이 열리는 오는 23일로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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