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89승 투수 호세 리마(36)가 단 하루 만에 KIA 맨들을 매료시켰다.
리마는 지난 8일 입국해 메티컬 체크를 받은 뒤 광주로 이동했다. 9일 구단사무소를 방문했고 광주 무등야구장도 둘러봤다. 그리고 오후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선수단 버스에 몸을 실고 다시 전지훈련지 괌으로 출국했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여운은 길었다. 이틀 동안 리마는 특유의 활달한 성격과 거침없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커다란 제스처에 호탕한 웃음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능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물론 성적에 대한 각오도 잊지않았다.
리마는 지난 8일 새벽 6시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서울 시내의 병원으로 이동, 입단 절차의 하나인 메디컬체크를 했다. 리마는 후텁지근한 내부에서 40분 동안 땀을 펄펄 흘리면서도 싫은 내색없이 MRI 촬영을 마쳤다.
리마를 안내한 이석범 홍보팀 직원은 "뉴욕에서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 피곤할 텐데도 자신을 알아본 팬들에게 성심을 다해 사인해 주었다. A4 용지에 자기 이름과 새로운 구단명을 정성스럽게 가득 메워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광주 내방동의 구단사무소에서는 구단 직원들을 흥분시켰다. 사무소 입구에 진열된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일일이 세어 보더니 "One more!"라고 말했다. 10번째 우승컵을 자신이 반드시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순간 리마를 지켜보던 구단 직원들이 모두 웃었다.
리마는 야구선수이지만 종합 엔터테이너에 가까운 끼를 지녔다. 기타에서 색소폰까지 대부분의 악기를 다룰 줄 안다. 밴드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춤도 잘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리마도 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 직원은 "관중석에서 '리마타임'으로 댄스파티를 열면 좋겠다"는 우스개 소리도 했다.
그래도 관건은 성적이다. 성적없는 리마의 팬서비스는 무용지물이다. 리마는 입국 당시 시즌 15승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리마의 팬서비스까지 얹혀진다면 금상첨화. KIA맨들은 리마가 성적과 팬서비스, 두 가지 기쁨을 동시에 안겨주는 선수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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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