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홍성흔, 안되면 현금 트레이드라도 시키겠다”
OSEN 기자
발행 2008.01.10 16: 27

“끝내 마땅한 카드가 없어 트레이드가 어렵다면, 현금 트레이드라도 시켜주겠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은 10일 잠실구장 구단 사무실에서 홍성흔의 ‘자청 트레이드’ 문제와 관련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메이저리거 출신 김선우(32)를 영입, 투수진 운용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게된 김 감독은 환한 표정으로 홍성흔의 진로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내놓았다.
김 감독은 “김동주 재계약건과 KT의 창단 문제가 해결된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현금 트레이드는 홍성흔이 두산의 간판선수라 모양새가 좋지 않아 구단이 반대하고 있다. 상대 구단과 선수 교환 카드가 맞아야한다”고 1차로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선수간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못할 경우에는 구단에 요청해서 현금 트레이드를 시켜주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미 마음이 떠난 홍성흔은 이날 두산 구단의 선수단 장비지급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오는 15일 일본 미야자키로 떠나는 선수단 전지훈련에도 불참한다. 무조건 트레이드밖에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주전 포수로 한 시즌에 100게임 이상 나갈 수 있다면 홍성흔을 계속 포수로 쓸 수 있다. 하지만 팔꿈치와 발목수술을 한 홍성흔은 나이도 서른 살이 넘었다. 주전 포수를 백업 포수로 기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고 설명했다. 홍성흔이 다른 구단에서는 팀 사정에 따라 당사자의 희망대로 포수 마스크를 계속 쓸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두산에서 마스크를 쓰게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홍성흔은 타격 자질이 너무 아까운 선수이다. 그래서 대포가 없는 팀 사정도 감안해 지명타자로 타격에 활용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포수에 미련을 두고 있어서 여기에 남아 있으면 그의 의지를 꺾는 셈이 돼 트레이드를 해주기로 한 것”이라고 배경 설명을 했다.
김 감독은 “나도 포수 출신이지만, 8년간 한 길을 걸었고 포수로서 빛나고 싶어하는 홍성흔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진갑용이나 조인성 같은 FA 포수들의 모습도 보고 있기 때문에 그 뜻을 이어가게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두산 구단은 홍성흔의 뜻을 받아들여 그 동안 트레이드가 가능한 구단을 수소문 했지만, 현재로선 카드가 맞지 않아 선뜻 나서는 구단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KT가 현대 선수들을 주축으로 창단할 경우 홍성흔을 필요로 할 수 있다. 현대는 베테랑 포수인 김동수(40)가 주전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어 홍성흔이 가세하면 팀전력에 플러스가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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