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메이저리거들의 금지 약물 복용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구스 고시지가 로저 클레멘스의 행태를 꼬집었다. 클레멘스가 미첼 보고서에 강력 반발하는 이유는 "명예의 전당에 못들어가지 모른다는 초조감의 발로"라고 해석했다.
올해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선정된 고시지는 지난 10일(한국시간) 기념 기자회견에서 클레멘스와 관련한 가슴 속에 담았던 말을 아낌없이 꺼냈다.
미첼 보고서 공개 뒤 "기자들 마음대로 하라. 명예의 전당 헌액을 위해 구걸하지 않겠다"고 한 클레멘스의 발언에 고시지는 "정말 그의 속뜻인지 모르겠다. 명예의 전당은 야구인 누구에게나 커다란 의미가 있다. 아마 심사가 뒤틀려서 그런 말을 했을 것"이라며 "클레멘스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할 가능성 때문에 반발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고시지는 클레멘스의 약물 복용설과 관련해 이미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뉴욕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클레멘스가 해선 안 되는 행동을 했다면 그가 거둔 성적은 아무 의미가 없다. 97, 98, 2001년 그가 수상한 사이영상을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클레멘스는 언제나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어했는데, 지금 엄청난 관심의 대상이 돼 있다"고 했던 그는 같은 말을 이날 기자회견에서 되풀이하며 비꼬았다.
고시지는 돈을 위해서라면 영혼이라도 팔 기세인 요즘 선수들의 행태를 개탄했다. "선수들이 금지약물에 손을 대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라고 설명한 그는 "요즘 같았으면 나도 선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했을 지 모른다"고 전제하면서도 "아무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만한 경력을 쌓은 선수라도 약을 했다면 기록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을 한 선수들은 스테로이드의 영향을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이는 신빙성이 없는 얘기다. 어떻게 나이가 들 수록 성적이 좋아질 수 있나. 사람의 신체는 결코 그럴 수 없다. 야구는 젊은이들의 경기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85.8%의 득표율로 8전9기 만에 쿠퍼스타운에 입성하게 된 고시지는 빅리그 통산 124승107패 310세이브 방어율 3.01을 기록했다. 1978∼1983년 뉴욕 양키스의 '철벽 마무리'로 맹활약한 클레멘스의 '선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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