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송진우-40세 포수 김동수, '신기원'
OSEN 기자
발행 2008.01.11 10: 01

2008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신인선수들 못지않게 비장한 각오로 시즌을 기다리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한화의 ‘회장님’ 송진우(42)와 현대의 최고참 ‘안방마님’ 김동수(40).
올해로 27년째를 맞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이들에 앞서 불혹의 나이에 현역으로 있던 선수들은 백인천 박철순 등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40을 넘기고도 정상급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이 즐비해 빅리그서는 30대가 선수 생활의 전성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마추어 시절은 물론 프로 초창기에도 과학적인 트레이닝과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국내 현실을 생각하면 흔히 ‘아저씨’로 오인받기 쉬운 40줄에 접어든 송진우와 김동수의 분발은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메이저리그에도 이들과 같은 포지션에서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동갑나기 노장들이 있는 것도 공교롭다. 통산 303승에 빛나는 톰 글래빈(애틀랜타)과 '제구력의 마술사' 그레 매덕스(시카고 컵스), 그리고 '핏빛 투혼'의 커트 실링(보스턴)이 송진우, 메이저리그 포수 사상 가장 많은 427개의 홈런을 기록한 마이크 피아자(오클랜드)가 김동수와 동갑이다.
현역 최고령으로 프로야구 유일의 200승 투수인 송진우는 올 시즌에 사상 최초로 20년차가 된다. 이전에는 2005년 은퇴한 장종훈이 가장 많은 19시즌을 뛰었다. 송진우가 동국대를 졸업한 지난 1988년 대한야구협회의 서울 올림픽 대표선수 프로 진출 유보 조치로 1년간 실업팀에 몸담았던 것을 포함하면 고졸 투수에 비해 무려 5년이나 늦게 프로에 데뷔하고 이룬 대기록이다.
역대 최고령 포수의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는 김동수도 지금은 고인이 된 심재원(전 MBC-LG)이 가지고 있던 종전 기록(38세)을 작년 시즌 시작과 함께 경신했다.
이들은 올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는 신인 선수와는 무려 20살 이상 차이가 난다. 선진화된 트레이닝 기법과 선수관리 시스템이 도입된다 해도 개개인의 규칙적인 몸 관리와 피나는 노력이 없었다면 그라운드에서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다.
현대 스포츠에서 팀의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데는 베테랑 선수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 수 년간 실전에서 부딪치고 경험한 것들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심리적으로 나약한 어린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도 베테랑의 역할이다.
팬들은‘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표현이 너무도 적합한 둘이 2008시즌도 무사히 치르기를 바라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륜’의 위력을 과시하며 여전히 팀의 주력으로 또 한 번의 시즌을 맞이할 이들의 활약상을 많은 팬들은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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