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7개 구단으로 퇴보할 위기에 놓였다. 현대 유니콘스를 모태로 프로야구단 창단을 추진하던 KT가 11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안된다’며 야구단 창단을 전면 백지화했다.
이로써 이미 응급조치에 들어간 현대 유니콘스는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다. 오는 20일까지 새로운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웨이버 절차에 따라 선수단이 해체되고 일부의 선수들만 타구단으로 옮길 전망이다.
현대가 해체되면 한국 프로야구는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가세로 17년간 유지해온 ‘8개 구단 체제’가 깨지면서 올 시즌은 7개 구단으로 운영하게 된다. 7개 구단 체제가 되면 경기 일정의 파행은 물론 중계권료, 타이틀스폰서, 마케팅 수입 등 홍보 효과와 금전적인 면에서 손해가 크게 된다.
그러나 현대의 극적인 회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대가 2006시즌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범현대가’에 다시 한 번 지원을 요청해 수락을 받거나 기존 7개 구단의 협조아래 ‘KBO 관리구단’으로 시즌을 치르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관리구단이란 현대 선수단이 유망주들을 키워서 타구단에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고 중계권료 등에서 지원을 받아 최소한의 운영경비로 시즌을 치르는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워싱턴 내셔널스가 전신인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절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관리 하에 운영된 사례가 있다. 일부에서 이 방안을 전용하자는 의견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 구단들은 당장 이사회를 소집, KT 이사회의 ‘야구단 창단 전면 백지화’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사회에서는 앞서 언급한 현대 선수단 해체 혹은 ‘KBO 관리 구단’ 방안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현대 야구단의 자구책과 함께 범현대가의 지원을 다시 이끌어내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한 번 손을 뗀 현대가에서 선뜻 나설지 의문이다.
이대로 현대가 공중분해되고 7개 구단 체제로 프로야구가 퇴보할 것인지, 야구계가 지혜를 모아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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