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정해진 룰을 깨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기도 한다. 지난해 제주 유나이티드 '영건' 심영성(21)의 행보가 그러했다.
시즌 개막과 함께 제주의 간판 공격수로 우뚝 선 심영성은 시즌 막판 중원을 책임지던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자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하며 멋진 활약을 펼쳤다. 결국 그는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포함 총 25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심영성은 제주제일고 시절부터 이미 특급 공격수로 손꼽히는 유망주였다. 제주도 내 고교대회인 백호기에서 그의 활약상은 군계일학이었다.
하지만 많은 기대 속에 2004년 성남 일화에 입단한 심영성은 금세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2006년 19세이하 청소년대표팀에 승선하며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성남에서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절치부심하던 심영성은 2006년 여름 고향팀 제주로 이적했다.
1년 여가 흐른 현재 그는 더 이상 2군을 전전하던 선수가 아니다. 어느덧 프로 3년차가 된 심영성은 이제 당당한 K리거라고 불러도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 그가 이렇게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고난 성실함 때문이다.
사실 심영성은 스트라이커로서 타고난 재능을 가진 선수는 아니다. 티에리 앙리(프랑스)처럼 천부적인 골 결정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갈)처럼 뛰어난 발재간도 보유하지 못했다. 대신 심영성에게는 축구에 대한 강한 열정과 절대 포기하지 않는 성실함이 있다.
그래서 심영성은 최고의 노력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훈련 중 자신의 움직임이 잘못됐으면 마음에 들 때까지 축구공과 씨름할 정도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뤄진다'는 에디슨의 말처럼 심영성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려 노력중 이다.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렸던 20세이하 월드컵에서 그가 보여준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했던 심영성은 대회 기간 내내 활발한 공간 침투와 탁월한 골 결정력으로 차세대 공격수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그의 활약상은 FIFA 홈페이지에 게재되며 해외 스카우트의 이목을 끌었고 실제 지난해 러시아리그 명문 클럽인 FC 모스크바 진출설이 떠돌기도 했다.
심영성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지난해 K리그와 세계무대에서 많은 점을 느끼고 배웠다"며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얻었다. 이젠 누구와도 붙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U-20 월드컵을 통해 값진 경험을 얻고 돌아온 심영성. 아뚜 감독은 그런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6강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삼킨 심영성은 올 시즌을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시즌 부진한 화력으로 고충을 겪은 제주로서는 결국 공격진의 발끝에 다음 시즌 향방이 갈릴 공산이 크다. 특히 심영성은 제주의 힘찬 비상을 이끌 젊은 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의 희망’ 심영성과 축구와의 전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 싸움에서 계속 승리한다면 최고가 되고 싶은 그의 바람은 더 이상 불가능한 꿈만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목표는 K리그에서 인정받는 공격수가 되는 것이다"라고 밝힌 심영성은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듯이 일단 사람들에게 정말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최고가 되는 것이 많은 성원을 보내주는 제주팬에게 보답하는 길이다"고 답했다.
7rhdwn@osen.co.kr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