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구단 체제' 프로야구, 이제 잔치는 끝났다
OSEN 기자
발행 2008.01.11 16: 06

이제 잔치는 끝났다.
KT가 11일 그룹 이사회에서 전격적으로 창단 백지화를 선언함에 따라 8개구단 체제 존속이란 프로야구의 대전제는 사실상 깨졌다. 7개구단으로 파행 운영하는 체제서 프로야구는 500만 관중은 커녕 400만 관중 유지도 물건너가게 됐다.
단순히 경기수와 관중수 축소를 떠나 이제 프로야구판 전체는 다운사이징의 길로 접어들 수 밖에 없게 됐다. 버블의 시대는 갔고, 이제 선수단과 프런트 전반에 걸친 고통스런 구조 개혁이 7개구단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KT의 참가를 거의 끌어낼 수 있었지만 7개구단 중 상당수는 이사회를 통해 "KT가 동업자 정신을 발휘해달라"라는 명분을 들어 가입비 증액을 압박해 들어왔고, KT와 7개구단 사이에 낀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조정력의 한계를 노출했다.
결국 KT 창단 백지화는 요약하면 '원칙없는 특혜로 KT를 야구판에 끌어들이느니 7개구단 체제가 낫다'란 명분이 실리를 제압한 셈이다. 그러니 당장 2008시즌부터 닥칠 후폭풍의 책임 역시 온전히 7개구단의 몫이다.
KBO와 7개구단 이사회는 '제 값을 받고 팔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안 팔겠다'라는 원칙을 관철시켰다. 그러나 60억 원이 아니라 공짜로 줘도 사가는 곳이 없는 것이 한국의 최고 인기스포츠란 프로야구의 현실이었다.
이제 더이상 나쁠 수 없는 7개구단으로 축소가 현실로 다가온 시점에서 기존 구단들의 갈 길은 굳어졌다. 신상우 KBO 총재의 실패에서 목격했듯 더 이상 정치논리가 통하지 않는 프로야구단을 매력있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길 밖엔 없다. 그래서 야구단의 가치와 의미를 끌어올린다면 언젠간 제 값 다 내고 들어오는 제8구단이 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유수의 대기업의 지원을 업고 있는 7개구단이 영원히 프로야구를 자기들끼리만 운영할 생각이 아니라면 비효율 제거와 인건비 현실화, 마케팅 창출에 이제 온 힘을 쏟아야 할 절박한 상황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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