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계약을 어찌하오리까.
이제 시간은 4일도 안 남았다. 그렇다고 서둘러 계약을 마무리짓자니 좋은 소리 들을 타이밍은 못 된다. 두산의 FA 김동주(32) 잔류 계약이 KT의 전격 창단 무산이란 돌출 변수를 만나 시기 잡기가 난감해졌다.
일본행이 무산된 김동주는 대반전이 없는 한 두산 잔류 외엔 대안이 없다. 두산 구단 역시 지난 10일 "김동주가 귀국하는 대로 테이블을 다시 열겠다. 4번타자의 자존심도 있으니 4년 총액 50억 원을 제시할 것이다. 프로야구 규약상 FA는 15일까지 계약하지 않으면 올 시즌을 못 뛴다. 서로 촉박하다"라고 언급, 구단이 관용을 베푸는 선에서 김동주의 계약을 완료시키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런데 11일 KT가 당초 17일로 예정됐던 그룹 이사회를 당겨 연 뒤 프로야구단 창단 백지화를 터뜨려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야구계가 초상집 분위기로 급변했기에 두산의 김동주 계약은 타이밍 재조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두산은 KT의 현대야구단 인수 비용이 60억 원인 실정에서 김동주 한 선수에게만 50억 원의 돈을 쓰는 데 은근히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형편이었다. '공짜로 줘도 야구단을 안 한다'는 한탄이 나오는 작금의 세태에서 두산이 FA 50억 타자를 탄생시켜봤자 좋은 소리 들을 리가 없다.
그렇다고 두산이 김동주와 계약을 안 할 것도 아니기에 늦어도 14일까지는 결판이 나야 한다. 재협상 선언으로 김동주의 몸값을 12억 원 이상 조정(첫 제시 조건은 4년 총액 62억 원)했지만 두산 구단은 "2007년 연말까지 계약했으면 서로 아무 문제 없었지 않느냐"라고 말하는 것도 이런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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