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남자' 장외룡, 마지막 목표는 대표팀
OSEN 기자
발행 2008.01.12 09: 33

원대한 포부와 꿈을 가진 한 신사가 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쉼없이 고독한 길을 걸어간다. 바로 인천 유나이티드 장외룡(49) 감독이다.
쉽지 않았던 잉글랜드 축구 유학. 장 감독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을 관전하며 선진 축구의 흐름을 몸소 체득했다.
고단하고 외로웠던 길. 장 감독 스스로도 "언어, 숙박, 교통 등 모든 면에서 쉽지 않았던 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장 감독은 한 가지 뚜렷한 소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 모든 어려움을 참아낼 수 있었다. 바로 대표팀 지휘봉. 사실 장 감독은 핌 베어벡 감독의 후임 사령탑으로도 물망에 오른 바 있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장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의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다. 대표팀 감독을 하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친 적도, 고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친 적이 없지만 은근히 서운했을 터.
장 감독은 작년 12월 18일 연수를 모두 마치고 귀국 인터뷰에서 "아직 젊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하고, 인맥도 없었다"면서 은근한 아쉬움을 드러냈을 뿐이었다.
그러나 장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수백 번, 수천 번 넘게 펼쳐봐서 너덜너덜한 상태에 있는 장 감독의 일기장과 수첩 겉표지에 적힌 글귀가 이를 증명한다.
'My Dream + 2012 Olympic & 2014 World Cup' 'I can...Korea National Team Manager'.
글귀대로라면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어보고 싶다는 얘기.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됐음도 물론이다. 수첩 곳곳에 부착돼 있는 수많은 경기장 입장티켓과 프레스카드가 이를 증명한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 경기를 거의 80경기 이상 관전했으니 부연할 필요가 없다. 각 감독의 스타일과 전략 및 전술, 현지 언론의 분석들까지 세밀히 스크랩했다.
물론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인천 지휘봉을 잡기 전, 오랜 일본 생활로 인해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야인'이란 수식도 장 감독의 발목을 잡아채는 요인이기도 하다.
장 감독은 일본에서 함께 지도자 생활을 해 인연이 깊은 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을 가장 존경한다. 역시 유명 선수도 아니었고, 인맥도 적은 웽거 감독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했음이 분명하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매사 단계를 설정해 차근히 꿈을 구체화시킨다. 지금은 잘 알아주지 못하는 답답함 속에 있더라도 언젠가 그 목표는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일기장에 적힌 구절처럼 장 감독의 성공 스토리는 이제부터 본격 시작된다. 언젠가 대표팀을 맡아보겠다는 포부도 꿈도 인천 사령탑을 맡고 있는 바로 지금부터 이뤄진다.
yoshike3@osen.co.kr
장외룡 감독 일기장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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