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신분조회' 김동주, 3년 전 임창용의 '데자뷰'
OSEN 기자
발행 2008.01.12 16: 24

마치 3년 전의 임창용을 보는 것 같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오후 '메이저리그(ML)로부터 김동주(32)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이에 FA 자격이라고 통보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 구단은 알리지 않는 것이 통례이지만 메이저리그 팀 중 하나가 김동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정황증거로선 충분하다. 그러나 신분조회 정도론 원 소속구단 두산이 애가 탈 수위는 아닌 듯하다.
신분조회는 '관심있다'는 수준의 표시에 지나지 않는다. 전례를 살펴봐도 한국 프로야구 출신이 미국 무대로 직행한 케이스는 클리블랜드와 마이너 계약했던 최향남 한 명뿐이었다. 어지간한 선수면 손짓을 받는 일본과 달리 이승엽(요미우리)조차도 쉽게 뚫지 못하는 현실이 한국 선수를 바라보는 빅리그의 시선이다.
하물며 부상 탓에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출전 기록도 적고 일본 진출에도 실패한 김동주를 100만 달러 이상 보장의 빅리그 계약으로 영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럴 거라면 벌써 움직였을 것이다.
일본행과 달리 이번 신분조회는 김동주의 의지가 얼마나 개입됐는지 알 수 없다. 신분조회는 김동주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트가 커미션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겠지만 김동주가 '죽어도 미국에 가겠다'는 각오일지 의심스럽다.
다만 돌아가는 형국은 '터무니 없는 요구 조건으로 삼성의 잔류 제의 거절->일본행 추진과 무산->FA 막판 미국행 자진 포기->삼성과 첫 제시 조건에 훨씬 못 미치는 자업자득 계약(2년 기본액 18억 원)'을 했던 2005년 1월의 임창용(현 야쿠르트)과 흡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3년 전 삼성과 달리 지금의 두산은 아직까진 김동주에 대해 "4번타자 자존심을 살려주겠다"는 온정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그러나 협상 마감일(15일)까지 4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김동주가 이번 신분조회를 두산과의 협상 지렛대로 삼으려 든다면 두산의 생각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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