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야구계, '팬들이 힘을 보태달라'
OSEN 기자
발행 2008.01.13 08: 06

최고령 현역 사령탑인 SK 와이번스 김성근(66) 감독은 지난 6일 일본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팬들에게 간곡한 부탁을 했다. 현대 매각 문제가 잘 해결돼 올 시즌도 ‘무조건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김성근 감독은 “팬들이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현대 매각 문제는 원위치가 됐다. 지난 11일 KT가 야구단 창단 추진 전면 백지화를 결정, 잘못하면 7개 구단으로 올 시즌을 맞이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몰렸다. 협상 주체였던 KBO의 미숙함, 서울 무혈입성에 반발했던 두산과 LG 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일보다는 발등에 불인 '8개 구단 유지'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7개 구단 체제’를 언급하는 성급함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T 창단 불발에도 ‘8개 구단 유지’에 안간힘을 다할 작정이나 일부에서 7개 구단 체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다음주 중에 긴급 이사회를 가질 예정인 KBO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구단의 사장님들은 올해도 8개 구단 체제로 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구단 사장님들은 다른 의견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걱정했다. 이번 이사회 멤버인 8개 구단 사장들이 이사회에서 ‘8개 구단 체제’ 유지를 결정해야 현대 구단의 회생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일부 구단에서 ‘어쩔 수 없이 7개 구단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에 KBO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현대 구단의 걱정도 크다. 현대 구단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8개 구단 체제 유지로 결론이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야구팬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언론에서도 도와달라”며 팬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로서는 새로운 인수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KBO 관리 구단으로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7개 구단의 협조와 중계권료 및 광고료 등 마케팅을 통한 수익금, 선수단의 자발적인 연봉 지불 유예, 선수 현금 트레이드를 통한 운영비 확보 등 다양한 수입을 올리며 ‘긴축 재정’을 통해 한 시즌을 꾸려나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전망이다.
7개 구단으로 후퇴하면 “역사에 죄짓는 일”이라는 김인식(61) 한화 감독의 말처럼 야구계가 ‘8개 구단 체제 유지’에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다. 지금까지 프로야구가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태준 야구팬들이 다시 한 번 응집된 힘으로 ‘7개 구단’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주기를 야구계는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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