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림, “올해는 신인상 받고 싶다”
OSEN 기자
발행 2008.01.13 10: 22

탤런트 서효림(23)의 첫 이미지는 170cm의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시원함과 살짝 올라간 입 꼬리에서 풍기는 귀여운 이미지로 축약됐다. 하지만 인터뷰를 시작해보니 말투는 전혀 딴판이다. 느릿느릿 조심조심 한 단어 한 단어를 곱씹으며 천천히 말하고 있었다. 실제 서효림의 말투는 본래 이렇게 느린 것일까?
서효림은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인순이는 예쁘다’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극중 인순이(김현주 분)의 동생 정아로 아직 그 감정과 캐릭터를 간직하고 있었다. 서효림이 연기한 극중 정아는 말수가 적고 감정 표현이 별로 없는 얼음공주로 축약되는 캐릭터다. 서효림은 “본래 이렇게 느리게 말을 하지는 않는다”며 “정아라는 인물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점차 말이 빨라지고 있다(웃음)”라며 쑥스러워했다.   
-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12월 26일까지 촬영이 있었다. 섭섭하고 아쉽다. 너무 좋은 분들이시고 언젠가는 또 만나겠지만 좋은 스태프들과 오래 작업을 하고 싶었다. 배우들도 그렇고 너무 좋았다. (김)현주 언니도 그렇고 경력 있는 선배님들이 많아서 배울 것도 많았다. 오래 하고 싶었지만 미니시리즈라서 짧게 끝난 게 아쉬웠다.
- 표민수 감독과 호흡은 어떠했나
▲촬영장을 갔다 오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느낌이 들었다. 너무 많이 배우고 느낀 게 많았다. 연출자에게 배우는 방법으로 혼나면서 배우는 것도 있는데 감독님은 전혀 안 그랬다. 스태프가 실수를 하더라도 탓하지 않고 격려를 한다. 탓하지 않고 그래서 제 속에 있는 것을 더 끌어낼 수 있었다.
- 김현주와 자매로 연기했다. 김현주와의 호흡은 어떠했는가
▲정말 친언니 같다. 저랑 촬영 외에도 통화한다. 말투가 정말 따뜻하고 다정하게 챙겨주신다. 제가 종방연에서 ‘언니 그 동안 신인 데리고 하느라 고생하셨다. 제가 실수도 많았는데 많이 가르쳐 주셨다’고 하니까 현주 언니가 ‘신인은 실수를 해야 신인이다’라면서 ‘너무 딱딱하면 신인같지 않고 인간미도 없어 보인다’고 하셨다. 하지만 저 스스로는 다음 작품부터는 더 많이 노력하고 열심히 해서 실수는 한 번에 끝내야 할 듯하다.
- 하피스트로 출연했다. 하프 연주는 잘 하는가
▲어릴 때 잠깐 배웠다. 어머니가 하프를 취미로 배우셨고 그래서 저도 하프를 조금씩 배웠었다. 그래서 하프를 치게 된 것이었다. 하프라는 악기 자체가 신화에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인지 여성스럽게 봐 주신 분들이 많았다.
- 정아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다. 실제 집에서 어떻게 자랐나
▲1남 1녀로 오빠가 있다. 어릴 때부터 독립적으로 키워졌다. 뭐든지 알아서 하고 그런 게 많았다. 부모님이 오빠보다 딸인 저한테 기대를 많이 하셨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이나 진로 문제로 인해서 부모님 속앓이를 시킨 적은 없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어도 힘들다고 하는 것을 보여 드린 적도 없었다. 강한 딸로서 자라왔다. 어머니가 유치원 교사로 아버지랑 다 일을 하셔서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기 보다는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게 많았다.
- 극중에서는 거칠고 반항적인 근수(이완 분)만 바라봤는데 실제 이상형은 어떠한가.
▲실제는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남자를 좋아한다. 배려해주고 많이 사랑해주고. 저는 사랑을 주는 스타일보다는 받는 스타일이라서 짝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 겁이 나서 누굴 좋아할 생각 자체를 안 한다. 겁나서 시작조차 안한다. 누가 먼저 나한테 관심을 표하면 ‘관심 있어 하네’ 그래서 그 사람의 좋은 면을 보려고 한다.
- 못되게 구는 근수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주는 정아에게 공감이 갔는가.
▲정아는 근수의 속 마음을 읽었던 게 아닐까 했다. 근수가 말을 험하게 해도 근수 눈을 보면 정말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근수가 외로워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정아는 근수를 혼자 두려고 하지 않았다. 근수에게 끌린 이유가 자신과 똑같이 세상의 상처도 많고 외로운 인물이라 더 끌렸던 것 같다. 정아에게 기쁨과 웃음을 주는 유일한 사람이 근수이고, 작은 일탈도 꿈꿀 수 있게 해준 사람도 근수였다.
-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랑 연예인이랑은 다른 것 같다. 사람들이 제가 길을 지나갈 때 막 팬이라고 달려드는 게 아니라 나한테 선뜻 다가오기는 힘든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팬들이 배려를 많이 해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부터 그런 모습을 대중한테 보여야 할 것 같다. ‘예쁜 배우다’라기 보다는 ‘멋있는 배우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 ‘인순이는 예쁘다’의 정아는 바보처럼 착하기만 하다. 답답하지는 않았는가.
▲제가 처음부터 생각했던 게 ‘정아는 참 답답하다’는 느낌을 심어주고 싶었다. 정아는 말을 할 때도 뜸을 들인다. 정아의 캐릭터를 처음 보고 ‘이 말을 하기가 그렇게 힘든가’ 그랬다. 하지만 정아를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 정아는 세상을 순수한 눈으로 있는 그대로를 믿어버린다. 저도 그런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 ‘순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 실제 성격은 어떤가.
▲저는 속에 말을 담아두거나 그렇지 못한다. 앞에서 다 하는 스타일이다. 뜸을 들인다던지 머릿속으로 몇 번을 고민한다던지 그렇지 않다. 최대한 상대방을 배려하는 편이지만 상대방에게 표현할 것은 다 표현 한다.
- ‘인순이는 예쁘다’는 감동적이었고 전하는 메시지도 의미가 있었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다.
▲연기를 하는 목적이 주목을 받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작품을 만나고 배운 게 많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이 드라마는 뭔가 많이 느끼게 해주는데 많은 분들이 보고 좀 더 행복해졌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청률이 못나왔다고 좋은 드라마다 나쁜 드라마다 생각하지 않고 거기에 대해서 개의치 않았다. ‘로비스트’ ‘태왕사신기’ 다 좋은 작품이었다.
- 2008년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는 신인상을 받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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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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