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한 예능프로에서 '닭'을 '닦'으로 썼다가 고생했던 스타가 있었다. 그나마 인터넷이 전혀 없던 시절이라 악플에 시달리지 않았던 게 다행이다. 최근 예능프로 게스트 출연이 연예인의 일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이같은 에피소드는 '누구 누구의 굴욕'으로 불리며 더욱 자주 발생하는 추세다. 이번에는 솔비가 굴욕 한 개를 달았다.
13일 오전 방송된 MBC의 인기 예능프로인 '환상의 짝궁'.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와 연예인이 한 팀을 이뤄 문제를 풀고 우승을 다투는 포맷이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솔비와 탁재훈, 조안, 찰스, 조혜련이 출연했다. 고정 MC는 김제동과 오상진 박신혜가 맡고 있다.
출연 어린이들의 자기 소개에 이어 OX 문제를 푸는 첫 코너. '책을 많이 읽으면 눈이 나빠질까'라는 내용의 문제 때 김제동이 출연자들에게 OX 선택의 근거를 묻다가 솔비에게는 "책을 많이 보냐"는 질문이 나갔다. 솔비는 난처한 듯 묵묵부답. 재차 추궁하자 "시를 즐겨 읽는다"는 대답을 했고 "어떤 시인을 좋아하느냐"는 재질문으로 이어졌다.
이에 발끈한 솔비가 "남의 인생 망칠 일 있냐"고 받아넘겨 촬영장은 웃음바다로 변했다. 여기에 찰스가 솔비에게 '박목월'을 얘기해준 게 오히려 화가 됐다. 솔비가 순간 시인 박목월을 잘못 알아듣고 '맘보걸'이라고 대답한 것. 장내에는 다시 한 번 폭소탄이 터질 수 밖에.
각종 예능에서 톡톡 튀는 발언과 재치, 신세대다운 솔직하고 과감한 자기 표현과 주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솔비는 이날 방송에서도 사실인 듯한 설정으로 방송 분위기를 크게 띄우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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