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새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대승(6-0)을 거두며 미소 지었다. 이 승리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스날을 골득실차로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승점 51점 동점에 득실차 33-26). 지난주 샘 앨러다이스(54) 감독의 사임으로 뉴캐슬이 흔들린 탓도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원인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으로 인한 주축 선수의 대거 차출이었다. ▲ 프리미어리그의 대세, 아프리카 임팩트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 흑인 선수를 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했던 폴 인스(41)는 특별했다. 그래도 그는 영국인이었다. 인종차별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프리미어리그에서 흑인 선수의 비중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이야기하는 것이다. 콜로 투레(27), 엠마누엘 에부에(25), 엠마누엘 아데바요르(24, 이상 아스날), 마이클 에시엔(26), 존 오비 미켈(21), 디디에 드록바(30), 살로몬 칼루(23, 이상 첼시), 모모 시소코(23, 리버풀), 조셉 요보(28), 아이예그베니 야쿠부(26, 이상 에버튼), 오마페비 마르틴스(24, 뉴캐슬 유나이티드), 디디에 조코라(28, 토튼햄 핫스퍼), 안드레 바이키(23), 이브라히마 송코(27, 이상 레딩). 수많은 선수들이 열거됐지만 이들은 두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각 팀의 주축 선수라는 것과 아프리카 출신이라는 점이다.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많을수록 팀은 적은 비용으로 훌륭한 팀을 구축할 수 있기에 하나의 자랑이다. 탄력 넘치는 몸에 유럽식 전술이 깃든 아프리카 선수들은 이제 한 시대의 트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아스날이 빠른 템포의 축구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프렌치 커넥션의 성공과 저렴한 비용으로 아프리카에서 많은 선수를 육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많은 팀들은 아스날의 성공에 힘입어 아프리카 선수를 영입하는 데 힘썼고,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울고 웃는 감독들 그러나 그들의 미소는 거기까지였다. 격년제로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몇몇 감독들을 절망으로 물들였다. 위에서 언급한 선수들의 대부분은 아스날 첼시 토튼햄 뉴캐슬에 집중돼 있고 소속팀 감독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오는 1월 21일부터 2월 11일까지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기간을 전후해 최소 3주에서 최대 6주간 주축 선수 없이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중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자유로운 팀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톤 빌라, 더비 카운티 4개 팀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은 13일 그 차이를 화려하게 맛보았다. 16년의 프리미어리그 역사는 새해 첫 날 선두팀이 언제나 우승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올해 1위로 시작한 팀은 아스날이었다. 그러나 아르센 웽거(59) 감독은 불안해 보였다. 오히려 2등인 알렉스 퍼거슨(67) 감독의 표정에 여유가 흘렀다. 눈앞으로 다가온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변수가 될 것을 모를 리 없었다. 아스날로서는 주축 공격수 엠마누엘 아데바요르가 소속된 토고가 예선에서 탈락한 사실에 안도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의 여파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아직 대회는 시작하지 않았고 각 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겨울 이적 시장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아스날과 겨울 이적 시장에서 타겟맨을 영입하겠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차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흥미롭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