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새해 들어 한국 영화배우들의 변신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변신을 하고 있는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헤어스타일이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김지영,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황정민, ‘마이 뉴 파트너’의 안성기가 일명 ‘뽀글이 파마’를 했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한석규는 머리를 하얗게 염색했다. 먼저 김지영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걸걸한 사투리가 일품인 한국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든든한 왕언니 정란 역을 맡았다. 남들은 은퇴할 나이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정란은 뽀글이 파마로 대한민국 아줌마의 저력을 보여준다. 다소 희화화된 면이 없지 않지만 김지영은 아줌마 모습 그대로 악바리 근성의 아줌마를 대변한다. 문소리와 김정은, 조은지와 더불어 영화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황정민도 김지영과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선보인다. 자신을 슈퍼맨이라고 믿는 사나이 역을 맡아 뽀글이 파마와 하와이언 티셔츠가 트레이드마크다. 남들이 보기에는 조금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보이지만 할리우드의 슈퍼맨과는 확실한 차별화를 통해 SF물이 아닌 휴먼 드라마라는 점을 암시한다. 또 연기파 배우 황정민의 새로운 변신을 예고하기에 충분한 비주얼이다. 뽀글이 파마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마이 뉴 파트너’의 국민배우 안성기의 파격 변신이다. 풍속반 반장 역을 맡은 안성기도 연기생활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뽀글이 파마를 감행했다. 본능에 충실한 육감 수사의 1인자이자 만년 반장의 능청스럽고 빈틈있어 넉넉해 보이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안성기 특유의 웃음이 더해져 캐릭터와 캐스팅의 조화도가 최상이라는 반응이고 안성기도 흡족해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한명의 파격적인 헤어스타일 변신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 백발의 헤어스타일을 선택한 한석규다. 한석규는 동물적인 본능을 가지고 집요한 추적을 통해 검거율 100%의 백성찬 반장 역을 맡았다. 한석규는 최근 부산에서 진행된 촬영현장 공개에서 “그동안 부드러운 이미지가 많았는데 평소 짜증나 있고, 신경직저이고 날카로운 인물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며 “그런 욕구와 함께 섹시한 중년 남성을 표현해 보고 싶다”고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을 자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MBC 특별기획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배용준이 환웅을 연기하기 위해 백발의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2007년 전체적인 침체와 위기를 겪었던 한국영화가 올 상반기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이는 배우들의 노력에 힘입어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