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밀란의 작은 오리' 파투, 화려한 첫 '날갯짓'
OSEN 기자
발행 2008.01.14 10: 57

'천재는 나이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이탈리아의 거대 클럽 AC 밀란이 14일(한국시간) 나폴리전서 데뷔한 예비 스타 알렉산더 파투(19)의 재능에 기대고 있다. 그리고 ‘하얀 호나우디뉴’라고 불리는 브라질의 '작은 오리' 파투는 데뷔골을 터뜨리면 밀란의 재건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 파투는 누구인가 파투 브랑쿠(Pato Branco)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파투. 포르투갈어로 오리를 의미해 "The Duck"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는 어린 시절 이미 축구의 천재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없었다. 파투를 유럽 클럽에 잃을 것을 두려워한 SC 인터나시오날의 페르난두 카르발류 회장이 파투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차단했기 때문이다. 파투가 훈련할 때 주위에는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었다. 파투는 카르발류 회장에게 황금을 낳는 오리였다. 카르발류 회장이 파투가 17살이 되어 프로계약을 맺을 때까지 그를 세상의 시선에서 가린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파투가 '프로계약'이라는 족쇄를 차는 순간 카르발류 회장은 세상에 파투의 존재를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천재다. 라파엘 소비스, 니우마르, 다니엘 카르발류의 장점을 섞어 놓은 선수"라고 평가한 그는 파투를 충격적인 데뷔전(2006년 11월 26일)으로 공개했다. 상대는 전 남미챔피언 팔메이라스. 파투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데뷔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그의 충격적인 데뷔전은 1골로 끝나지 않았다. 팀의 4-1 대승을 이끈 파투는 나머지 3골도 모두 어시스트하며 카르발류 회장의 평이 오히려 부족했음을 알렸다. ▲ 세상이 원하는 재능, 파투 경기가 끝난 후 카르발류 회장은 파투의 가치가 생각보다 높음을 깨달았다. 그는 '유럽 팀에 선수를 비싸게 파는' 자신들의 본업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마침 가까운 시일 내에 FIFA 클럽월드컵(2006년 12월 10-17일)이라는 안성마춤의 선수 박람회가 있었다. 이미 센다이에서 열린 국제청소년대회(2006년 8월 31일-9월 3일)에 18세 이하 브라질 대표로 참가했던 파투에게 일본은 익숙했다. 당시 파투는 4골을 터트리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클럽월드컵서 알 아흘리를 상대로 소중한 골을 기록한 파투는 대회 내내 돋보이는 존재였다. 페르난당(30), 아드리아누(21)와 함께 삼각편대를 이룬 파투는 푸욜(30) 같은 대선수를 상대로도 절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17살의 어린 선수라고 믿겨지지 않는 일이었다. 바르셀로나라는 거함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파투의 몸값은 하루하루 올라갔다. 이어 지난해 U-20 청소년 월드컵(2007년 6월 30일-7월 22일)에서 그의 활약상은 절정이었다. 비록 팀의 부진과 아르헨티나의 선전으로 가려지기는 했지만, 폭발적인 득점력만큼은 확실했다. FIFA 기술보고서의 '공격에서 수비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른 전환이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임에 분명하다'는 내용은 오롯이 파투를 위한 것이다. 한국전에서 터졌던 후반 두 골은 AC 밀란과 인터 밀란, 첼시 등 거대 클럽의 눈을 사로잡았고, 파투는 유럽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행선지는 밀라노의 로소네리(AC 밀란의 별칭)였다. ▲ 과연 파투는 밀란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2000만 달러(약 180억 원). 파투의 영입에 든 이적료다. 물론 AC 밀란이 그의 영입을 결정했을 때 지금처럼 구세주 역할을 바랐을 리 없다. 단지 그들은 카카의 후계자를 원했을 뿐이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후 사정은 달라졌다. 유럽챔피언과 세계챔피언에 올랐던 팀은 어느새 초라해져 있었다. 원인은 선수들의 노쇠화와 부상 그리고 공격진의 부진이었다. 파올로 말디니(40) 세르지뉴(37) 카푸(38) 등 노장 선수와 호나우두(32) 필리포 인자기(35)의 부상, 믿을 수 없는 알베르토 질라르디노(26)의 부진은 팀을 추락시켰다. 세리에A 12위.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성공이 믿겨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결국 구단은 팀의 리빌딩을 선언했다. 자랑이던 미드필드진이 그 중심에 있다. 그러나 공격의 방점은 결코 미드필더 보강으로만 찍을 수 없기에 그들은 파투의 활약에 기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파투에게 애정이 아닌 지나친 기대는 위험하다. 밀란이 그토록 원했던 질라르디노는 그 기대를 못 이기고 무너졌다. 파르마 시절 그가 보여주었던 재능은 결코 안드리 셰브첸코(32)에 뒤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더더욱 파투에 대한 기대가 조심스럽다. ▲ AC 밀란의 미래가 될 파투 파투가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부드러운 몸짓과 빠른 속도로 빈 공간을 헤쳐 나가는 그의 모습은 오리보다는 우아한 백조의 느낌을 준다. 갈리아니 부회장은 파투에 대해 "난 2008년 발롱도르 수상자가 파투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고 안첼로티 감독(49)은 "파투는 신이 내린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말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파투 본인도 "나폴리를 상대로 두 골을 넣겠다"는 말과 함께 성공적인 데뷔를 자신했다. 그리고 파투는 자신의 약속을 결과로 증명했다. 호나우두, 카카와 함께 상대를 농락한 파투는 결국 데뷔전에서 골을 터트렸다. 비록 4-2로 승리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터진 골이었지만, 19살 신예에게는 충분했다. “잠을 푹 잔 뒤에 얼마나 많은 골을 넣을지 생각하겠다”고 말한 파투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를루스코니 회장은 1억 유로(약 1200억 원)의 투자를 선언했다. 리빌딩의 시작이다. 물론 리빌딩이 파투 한 사람에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흐름이 이제 파투를 중심으로 간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stylelom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