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두산 스토브리그 '최후의 승자'
OSEN 기자
발행 2008.01.15 07: 56

김동주도, 김선우도 아니었다. 두산 베어스의 파란 만장한 스토브리그 최후 승자는 김경문 감독이라 할 수 있다. 작년 말부터 두산은 동시 다발적으로 핫 이슈를 쏟아냈지만 그 일처리 방식을 관찰하면 한 가지 일관성이 발견된다. 바로 김경문 감독의 의도대로 거의 모든 일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먼저 두산은 의아할 정도로 끌려다니면서까지 김동주와 김선우 두 선수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두산 프런트의 속이야 새까맣게 타들어 갔겠지만 곡절 끝에 두 선수의 도장(김동주 1년 총액 9억 원+해외진출 보장, 김선우 1년 총액 15억 원)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구단이 일개 선수들에게 인내했다고 할 수 있다. 두산 구단이 이렇게까지 양보했던 주요한 배경은 김경문 감독의 전략 구상을 빼놓고 설명하기 힘들다. 김 감독이 4번타자 김동주-에이스 김선우를 2008시즌 두산 우승 도전의 빠뜨릴 수 없는 전력으로 설정한 듯했기 때문이다. 실제 김 감독은 지난 10일 김선우 영입 당시 아주 드물게 기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 김동주의 일본 미야자키 캠프 참가도 믿어 의심치 않는 눈치였다. 이밖에 리오스의 대체용병으로 레스를 선택한 데에도 김 감독의 입김이 결정적이었다. 김 감독은 "용병들끼리는 친한 것이 좋다. 랜들을 한국 무대에 소개해 준 인물이 레스였다"라며 간택 이유를 말했다. 두산 구단 역시 "감독님 의중을 받들었다"라며 레스 영입 과정을 간결하게 밝혔다. 끝으로 홍성흔의 트레이드 추진과 캠프 불참 역시 김 감독의 의중이 일정 부분 반영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홍성흔 건을 통해 두산의 선수들은 김 감독의 힘을 새삼 실감했을 것이다. 두산의 위태롭고 험난했던 스토브리그는 김 감독의 시나리오대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15일 스프링캠프를 위해 떠나는 김 감독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을 듯하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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