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유망주' 조원광, '햇빛'은 언제?
OSEN 기자
발행 2008.01.15 08: 46

이제는 축구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이름이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조원광(22). 한양중을 중퇴하고 지난 2001년 안양 LG(현 FC 서울)에 입단했으니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올해로 벌써 프로 데뷔 8년차다. 당시만 해도 조원광에게는 '한국판 앙리' 등 화려한 수식이 뒤따랐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서글픈 처지에 놓여있다. 화려함 대신 '비운'이란 꼬리표가 붙어있는 조원광이다. 1군 무대는 단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다. 탄탄한 기본기와 볼 감각, 빠른 스피드를 갖췄지만 체력이 약했다. 키는 182cm로 또래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으나 체중이 63kg에 불과해 왜소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안양에서 적응에 실패한 조원광은 프랑스 소쇼 FC에 2004년 1월 입단하며 장미빛 미래가 보장되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2군에만 내내 머물다 2006년 말 귀국길에 올랐다. 6개월 이상 무적 신분으로 일본 J리그 진출도 모색했지만 모두 실패에 그쳤고, 지난해 5월 가까스로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2군 신분이었다. 묵묵히 기회를 엿보며 2군리그에 12경기 출전, 1골을 넣었다. 당연히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 작년 11월 조원광은 1군으로 오를 기회가 있었지만 고질적인 왼 발목 부상이 또 한 차례 좌절로 이끌었다. 새 시즌이 시작됐지만 조원광의 앞날은 여전히 암울하다. 지난 14일 괌으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난 인천 선수단 27명 명단에 조원광의 이름은 없었다. 월봉 200만 원에 불과한 조원광은 전훈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신세를 한탄해야 했다. 소쇼 입단 당시 3년 6개월 계약금 50만 달러(약 4억 5000만 원), 월봉 1만5000달러(약 1300만 원)를 받았던 조원광의 인생은 얽히고 설킨 서글픔의 연속이다. 아직 재계약 여부도 통보받지 못했다. 현재 일본 J리그와 J2리그 몇몇 구단에서 간접 오퍼가 들어오고 있지만 일단 인천에 잔류하겠다는 조원광의 의지는 변함없다. '비운'이란 달갑잖은 수식어를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 국내 무대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야 한다는 게 조원광의 생각이다. 최소 1~2년 이상 K리그에 머물기를 희망한다. 여전히 어두컴컴하고, 기약없는 길을 정처없이 걷고 있는 조원광. 막연한 기다림에 어느덧 익숙해져버린 본인 스스로가 두렵기만 하다. yoshike3@osen.co.kr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